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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지구, 사막이 늘고 있다|제1차 국제사막회의 보고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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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테헤란=조동국 통신원】전세계 육지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사막 또는 준 사막 지대가 점차 주변의 옥토를 침식, 이대로 나가면 20세기말엔 전세계 농경지의3분의1이 황폐되어 세계인구증가와 더불어 인류가 극심한 식량난에 봉착할 것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8월29일「캐냐」의「나이로비」에서 1백10개국의 1천5백 명의 대표들이 이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제1차 국제사막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미국 국제개발 처는 지난 반세기동안 전세계 육지의 6%에 사막화 현상이 일어나 남미 넓이의 거의 반이 되는 면적이 농경지로 쓸 수 없는 사막 또는 준 사막 지대로 황폐화 됐다고 보고했다.
이 보고에 따르면 예컨대「아프리카」의「사하라」사막의 경우 이 기간동안 1·5∼10km씩 주변을 침식해 모두 1백 평방km의 농경지가 황폐됐으며 같은 기간 중「칠레」의「아타캄바」사막에서도 극심한 가뭄으로 80∼1백60km의 사막전선이 매년 평균 2·5km 정도씩 확장됐다.
현재 전세계인구의 14%인 6억3천만 명이 메마른 땅에 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9천만 명은 메마른 땅의 28%에 해당하는 사막지대에 살고 있다.
사막화현상이 계속되면 앞으로 매년 3천만t의 곡식이 소실돼 현재 굶주림과 영양부족에 허덕이는 10억여만명은 20세기말에 그나마 식량공급도 받지 못하게 된다.
사막화현상은 이미 오래 전에 몇몇 과학자들에 의해 경고됐던 것인데 70년대에 들어와 이상기후로 가뭄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면서 심화되었다. 그러나 가뭄 말고도 인간의 자연파괴행위 및 이 지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데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간은 현재 메마른 지역을 개간한다고 하지만 대량으로 가축을 길러 그나마 있는 각종 잡풀을 없애는가 하면 땅을 뒤엎어 버려 자연발생적인 각종 초목을 죽게 했으며 조금 큰 나무는 땔감 또는 건축자재로 소비하고 있다. 뿐더러 석유를 동력으로 씀으로써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많이 분출, 지표면의 온도를 상승시켜 한발을 초래하는 원인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이로비」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은 사막화를 극복한 과거의「터키」의 경험을 살려 비옥한 토지를 사막화 현상으로부터 막는 각종 계획을 수립할 것을 결정했다.
거론된 구체적인 계획을 보면 인구재배치, 수도개설, 가축의 통합사육·야생동물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사막연구「센터」설립을 비롯, 유목민과 토착 인들의 분쟁해결, 선 지대 조성, 기상예보 및 분석 등이다.
한편 일부 과학자들은 인류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한 사막화 현상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해결해서는 안되고 인간이 자연을 보호해야 된다는 관점에서 전 세계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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