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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만장굴은 세계 제2의 크기|한일 합동 조사단 탐사 결과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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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주도가 용암 동굴의 세계적인 보고임이 한일 합동 조사단 (단장 홍시환·건국대 교수) 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조사에서 한라산의 용암 분출 활동이 활발하던 9백여만년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용암 속의 흑송 화석을 발견한 사실과 만장굴이 세계 제2의 크기라는 것, 그리고 수산의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24일부터 9일 동안 한국 및 일본 동굴 학회 회원 등 30명의 조사단이 제주도의 동굴에 대한 측량·생물 및 미생물·지질 등 각 분야에 걸친 조사 결과 드러난 것.
용암 속에서 나무 화석이 발견된 예는 아직 세계적으로 기록이 없는 것.
합동 조사단 일본측 반장 소천효덕씨 (부사산 용암 동굴 연구 회장)는 『일본에는 용암수형이라고 하여 나무가 타 버리고 그 모양만 빈자리로 굳어진 용암은 많이 발견되고 있으나 이 같은 용암 속의 나무 화석은 처음 본다』 고 밝혔다.
이 화석은 북제주군 한림읍 협재리 배두안씨 (45)가 도로 공사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직경 50㎝ 정도의 나무 등걸이 높이 2·5m, 둘레 2m, 두께 5㎝이상의 용암 속에 둘러싸여 있는 것.
조사단은 이 화석이 수령 6백년의 흑송임을 가려내고 이 화석의 재를 분석하면 한라산의 용암 분출 연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또 측량 작업 결과 지금까지 6, 7km로 알려진 만장굴이 10·7km로 밝혀져 「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길이 11km의 용암 굴에 이어 세계 제2위의 규모로 공인됐다.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제주도 동굴을 조사한 일본측 조사단은 석순이 밀생한 수산굴과 원형이 그대로 유지되어 용암 동굴의 생성 과정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조천굴 등은 귀중한 것으로 보호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조사단은 송당굴·쌍룡굴·한들굴·금령굴 등 1km 이상 되는 동굴만도 23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중 만장·금령·협재·쌍룡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나 오히려 관광 자원으로 이용되는 바람에 거의 학술적인 가치를 잃고 있다고 지적, 더 이상의 원형 파손이 없도록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신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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