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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하락, 불안한 국제통화 정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7월에 들어 동경외환시장에서 일본「엔」화의 비 「달러」 환율이 급상승, 최근 2백60「엔」선까지 육박하자 일본 정부, 금융계, 산업계 등 모두가 「엔」환율의 급등이 미치는 영향분석과 그 대책 수립에 분주하다.
「엔」환율은 최근 유럽·미국 외환시장에서도 급상승함으로써 「달러」는 강세통화인 「엔」「마르크」「스위스· 프랑」 「길다」등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라」등 약세통화에 대한 환율도 크게 떨어져 「달러」화의 위신이 폭락하고 국제통화 질서의 위기감마저 고조되기에 이르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를 비롯한 경제계가 사태진전 여하에 따라서는 이것이 「미일경제 전쟁의 서막」이라고도 보고 대책수립에 나서고 있는데 정부안에서도 입장이 나누어지고 금융계와 산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안에서도 현재 대장성과 통산성의 입장이 매우 미묘하게 얽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장성은 이번의 「엔」환율급등은 정책수단으로는 제어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수출감소·수입증대에 효과가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일본수상도 「엔」환율장승이 물가하락에도 효과가 있다고 의회에서 증언한 바도 있어 일본 정부의 주된 견해를 대변하고 있다.
이에 비해 통산성 측에서는 국내 업자들의 입장을 옹호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엔」환율상승이 있으면 섬유·잡화·도기 등의 업종은 파괴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며 전략산업인「플랜트」수출마저 가격경쟁력 면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동성은 그 해결책으로 ⓛ산업계의 실비 투자의욕을 환기시키기 위해 투자감세를 연내에 실시한다. ②공동투자에 의한 또 하나의 수요 확대책으로 대형수정예산을 편성한다. ③금리인하를 검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기 자극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본 정부에서도 견해가 깔려 있고 이제까지는 대장성 측 견해와 선진적 자국에의 압력 때문에 「엔」 환율 상승을 방치하는 입장이었으며 일본은행도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꾀해 왔고 「유럽」금융시장의 「핫·머니」 와「아랍」 산유국의 보유통화 전환 등 국제적 외환투기가 수반되어 「달러」위주에서 강세통화인 「엔」「마르크」 등으로 집중되기에 이르는 것이다.
이처럼 「달러」화의 가치가 국제적인 위신을 잃게 된 데에는 가장 큰 이유로 예상외의 무역적자를 들 수 있다. OECD는 당초 금년의 미국의 경상수지적자를 30억「달러」정도로 전망했는데 금년 1∼3월까지 경상수지 적자누적액이 43억「달러」(연율환산 1백70억 「달러」) 이며 무역수지는 같은 기간 69억 「달러」 (연율 약2백80억 「달러」)라는 막대한 규모로 확대된 반면 일본은 금년 초 槁田수상이 대외공약으로 올해 경상수지 적자폭을 7억 「달러」로 유지하겠다는 발표와는 달리 1월부터 5월까지 엔을 환산해서 1백5억「달러」 의 경상수지흑자, 1백73억「달러」의 무역수지의 흑자를 기록했다.
아무튼 「스미소니언」 체재 이후로 국제통화 제도는 계속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의 「달러」하락이라는 현상도 국제 경제질서의 혼란이라는 맥락 하에서 확대되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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