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보완」·「양국현안」등 논의-하비브 차관 박 대통령예방 요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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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하비브, 오늘 하오3시 이한 박정희 대통령은 13일 상오10시 반부터 35분간 청와대에서「필립·하비브」미 국무차관의 예방을 받고 주한 미지상군 철수에 따른 군사·외교적 보완책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하비브」차관의 박 대통령 면담에는 한국측에서 김정렴 청와대비서실장이, 미국측에서「스나이더」주한미대사가 배석했다. 이에 앞서 「하비브」차관은 12일 밤 서울시내 모처에서 박 의무부장관과 장시간 비공식만찬을 갖고 철군보안책 및 한국내 정치발전, 미 정부와 미 의회간의 관계 등 주요현안문제와 공동관심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브」차관은 4일간의 방한일정을 모두 마치고 13일 하오2시55분 이한했다. 일련의 고위회담에서 한미양국은 그동안 철군보완을 위한 군사·외교 실무위 협의과정에서 거론된 양측의 이견을 확인하고 오는 25일 열릴 연례 안보협의회가 채택할 공동성명의 내용 및 발표 방법 등을 절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소식통은 『고위회담에서 한국측은 보완책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공동성명을 정부급 성명인 한미외상명의로 발표할 것을 주장한데 비해 미국측은 안보협의회의 종래 성격을 견지, 양국 국방장관명의로 발표하자는 입장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미국측이 성명내용을 군사적 측면에서만 국한할 것을 요구한대 비해 한국측은 외교적 보완책도 문서화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비브」차관은 이번 방문에서 미국은 오는 8윌22일 「밴스」미 국무장관의 중공방문을 기회로 중공지도자들에게 한반도의 평화보장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와 관련, 소련과도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한국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브」차관은 미국이 북괴와 비밀리에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 정부소식통은 밝혔다.
「하비브」차관은 또 미국정부가 철군 보안책을 이행하는데 있어 미 의회와의 관계를 원활히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이와 관련, 한국국회의 시국에 관한 대 정부건의안· 한국내 정치발전 「무드」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시, 「국내정치발전」이 한국이 요구하는 선보장과 연결된다는 점을 밝히면서 고차적 절충을 모색한 것 같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하비브」차관은 미정부가 의회를 설득하는데 한국정부가 협조해줄 것을 요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협의회서 미측 입장제시>-임 청와대대변인
「하비브」차관은 박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오는 25일 한미안보협의회를 앞두고 미 지상군의 단계적 철수문제에 따른 보완책 등 미국측의 계획완성에 필요한 현지 미대사관 및 8군 당국의 의견을 보다 깊이 청취하고 미행정부의 대미의회합의를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해 방한했다고 박대통령에게 밝히고 그간 양국간에 논의된 제반문제에 관한 미국측 입장이 안보협의회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임방현 청와대대변인이 말했다.
임 대변인은 『국내문제에 대한 거론은 없었느냐』는 기자질문에 대해 『국내문제에 관한 거론은 일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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