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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사생활 탐지에 열 올리는 프랑스 갱단(1건당 2백만원)-두목 「비달」, 의외의 폭로로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프랑스의 중부도시 「리옹」에서 갱단 두목이 잡혀 경찰은 승전고를 울렸지만 갱단은 「지스카르」대통령까지 미행하는 등의 정치음모단임이 밝혀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에드몽·비달」이라는 갱 두목은 법정에서 『우리들은 한번 정계거물의 사생활을 탐지하는데 2만프랑(2백만원)을 받았다』고 엉뚱한 내막을 폭로, 프랑스정계를 경악시켰던 것.
특무상사라는 별명을 가진 「비달」은 장관 2명과 15명의 국회의원 명함을 갖고 더욱 비밀지역 자유통행증까지 갖고 경찰서는 물론 헌병대까지 무상 출입했다는 것이다. 「지스카르」대통령은 재상시절에 피해를 보았음이 밝혀졌다. 사용 차에 녹음장치를 했으나 사생활의 어두운 점은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고 「비달」은 진술. 대통령 당선 후 갱단은 「지스카르」를 미행하는 한편 그의 아들에게 접근. 대통령의 기밀을 탐지했다는 것이다. 「지스카르」의 아들은 「파리」의 개선문 가까운 「빅트르·위고」가 의한 「나이트· 클럽」에 단골로 드나들었다. 갱의 일원인 「슈피겔」등이 점잖은 신사로 둔갑, 대통령의 아들에게 접근, 밤 친구가 되었다. 이들은 대통령의 아들과 마시고 추면서 「지스카르」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탐지해 내려고 발버둥쳤다.
당시 「포니아토프스키」내상에게 이 정보가 안 들어갈 수 없었다. 내상은 「파리」경시청의 특수 범죄수사반장으로 하여금 대통령의 아들에게 「빅토르·위고」가의 「나이트·클럽」 출입을 중단케 했다.
아들과의 교분을 통해 정보를 빼내는데 실패한 「비달」일당은 「지스카르」대통령이 여전히 밤 외출을 한다는 소식을 입수, 미행키로 했다.
『우리들은 어느 날 밤 「지스카르」가 「엘리제」궁의 뒷문으로 빠져 나와 직접 운전해 「파리」를 벗어나는 뒤를 쫓았다. 대통령은 「베르사유」공원 숲 속의 「랑테른」별장을 향해가고 있었다. 호기다. 분명히 대통령은 미모의 여인과 「랑데브」할 것이라고 상상했다 .이 별장은 한 때 「앙드레·말로」(전 불문화상·작가)가 사용한 바 있었고 전 수상 「샤방델마스」가 잠자러 갔던 은밀한 밀회 장소였다.
그러나 우리의 예상은 적중하지 않았다. 이 별장에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묘령의 여인이 아니라 「레이몽· 봐르」 현 수상이었다‥.』
만일 「지스카르」가 대통령답지 않은 밀회를 했다면 또 하나의 「스캔들」이 터질 뻔했다. 6개월 전 「드골」파 총수인 「시라크」파리 시장도 아파트가 누구에 의해서 인지 수색 당했다. 좌파가 승리할 경우 대통령이 아니면 수상이 될 「미테랑」사회당서기장의 아파트도 녹음 당했다. 그러나 「미테랑」은 소문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후문. 사회당 거물인 「가스통· 드페르」현 마르세유 시장도 숙소에서 도청 당했다.
그러고 보면 프랑스 정치인들은 모두가 도청 당하거나 미행 당하고 있음이 분명해진다. 경찰은 이 같은 불법단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정체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비달」조차도 누가 대통령 등의 미행을 지령했는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1건 탐지하는데 2백만 원을 내놓을 사람은 누구일까? 이것은 극우파의 소행인지 또는 경찰 자신의 필요에 의한 행동의 결과인지 아직은 신비에 싸였다. 다만 분명한 것은 「비달」의 폭로가 이미 불 정계에 폭탄을 던졌다는 사실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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