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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건강한 긴장 필요 대통령에게 쓴소리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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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8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에 이완구 의원(왼쪽)과 박영선 의원(오른쪽)을 각각 선출했다. [김형수 기자]

“대통령께 쓴소리도 할 것이고, 고언의 말씀도 드리겠다.”

 새누리당의 새 원내 사령탑을 맡은 이완구(3선·충남 부여-청양)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건강한 당·청(黨靑) 관계를 강조했다. 새누리당에선 첫 충청 출신 원내대표이기도 한 그는 8일 “당과 정부·청와대가 힘을 합치는 과정에서 건강한 긴장관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이 원내대표와 비박계인 주호영(3선·대구 수성을) 정책위의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충남 홍성이 고향인 이 원내대표는 ‘포스트 김종필(JP)’의 이미지를 다듬고 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관료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경찰로 옮겨 충북·충남 경찰청장을 지냈다. 15·16대 의원을 지낸 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가 됐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지사직을 던지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워졌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김무성 의원과 함께 국회에 재입성했다.

 -향후 당·정·청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건가.

 “세월호 사태에서 보듯 당심과 민심이 청와대에 여과 없이 전달될 수 있는 관계를 설정하겠다. 대통령과 당은 같은 가치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공동운명체로,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고언을 하는 역할을 더욱 활성화하겠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특검과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특위든, 국정조사든, 국정감사든, 청문회든 형식은 의미 없다. 미국이 9·11 이후 여야가 함께 2년간 250만 페이지의 종합보고서를 만들고 대책을 만든 게 좋은 본보기다. 다만 아직 시신 수습을 못 마쳤는데 이 마당에 국정조사나 특검을 한다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야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하나.

 “여야 가리지 말고 같이 민생과 국민 안전을 지키는 문제에 협력체 같은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이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 선제적으로 하겠다.”

 -당장 야당 원내대표단과 만날 건가.

 “나는 엉덩이가 좀 무겁다. 늦지 않게 상견례하겠지만, 서두를 생각은 없다. 무겁게 가겠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보 비서실장과 특임 장관을 지낸 이명박계 핵심 인사였다. 특임 장관 재직 시절 당내 견제 세력이었던 친박계와 원만하게 현안을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우(慈宇)’라는 법명을 가진 독실한 불교신자다. 그는 “사전에 당과 철저한 협의와 평가를 거치지 않은 정책이 발표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정책 면에서 당이 정부를 견인하고 리드하겠다”고 말했다. 원내 수석부대표엔 재선의 김재원(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이,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나성린(부산진갑) 의원이 임명됐다.

 ◆공동 선대위원장에 한영실 전 숙대 총장=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한영실(57) 전 숙명여대 총장을 영입했다. 한 전 총장은 2012년 4·11 총선 당시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었다. 선대위는 서울시장 경선(12일) 이튿날인 13일께 출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황우여 대표, 서청원·이인제·김무성·최경환 의원과 이 원내대표도 선대위원장에 참여한다.

글=권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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