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무용·조명 곁들인 이색 「시 낭송의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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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인과 독자와의 대화』시 낭송 음반의 출현 등으로 시인과 동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음악·무용에 조명까지 곁들인 본격적인 『시 낭송의 밤』이 열릴 예정으로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서정주)는 오는 29일의 전국문학인대회를 계기로 30일 밤 서울시민회관 별관에서 30여명의 중견이상 시인들이 출연한 가운데 『시 낭송의 밤』을 열기로 했는데 이제까지의 시 낭송 행사가 지나치게 단조로 왔던 점을 감안, 음악·무용·조명등으로『움직이는 무대』의 효과를 이용키로 한 것. 외국에서는 이같은 「스타일」의 시 낭송 행사가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시 독자들이 어떤 관심을 나타낼 것인지 주목된다.
이 『시 낭송의 밤』행사에 대해 문단에서는 2개의 상반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시인 조병화씨는 『시를 널리 보급하는 좋은 방법이며 요즘같이 시를 읽지 않는 풍토에서 바람직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어떤 시인은 최근 75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이탈리아」시인 「에우제니오·몬탈레」가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시문학, 더 나아가서는 모든 예술이 죽어가고 있다. 그 까닭은 예술이 「쇼」로, 오락으로 변질돼 가고있기 때문이다』고 말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자칫하다가는 진정으로 시를 아끼는 독자들을 잃게 될는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어쨌든 공과는 이 행사가 끝난 다음에 판가름나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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