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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뽑았다 '빅 초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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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초이스(Perfect Choice)'.

올 초 미국 애리조나의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찾은 시카고 컵스의 열성팬들은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을 '빅 초이스'라고 불렀다.

요즘은 컵스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그의 성을 따서 붙인 '빅 초이'라는 애칭이 더 많이 쓰이지만 컵스의 팬들은 창단 이후 한세기 가까이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설움을 씻어줄 희망으로 1m95㎝짜리 이방인 청년을 선택했다.

그들의 눈은 정확했고, 신인에게 기회를 준 감독의 결정도 탁월했다. 무엇보다 기회를 움켜쥐려는 최희섭의 의지가 더욱 빛났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포지션 플레이어 최희섭이 올시즌 개막전에서 선발 5번타자 겸 1루수로 출장, 담장을 바로 맞히는 대형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최희섭은 1일( 한국시간) 미국 뉴욕시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뉴욕 메츠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2루타 1개, 볼넷 2개, 삼진 2개 등 4타수 1안타.3득점을 기록했다.

좌타자 최희섭은 연봉 1천만달러의 노련한 좌완투수 톰 글래빈을 맞아 3-0으로 앞선 1회초 무사 3루에서 바깥쪽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신인 티를 못 벗는 듯했다.

그러나 4-2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카운트 1-0에서 바깥쪽 직구를 밀어치는 부드러운 스윙으로 좌중간 담장을 때리는 2루타로 시즌 첫 안타를 뽑았다. 최희섭은 후속타자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최희섭은 4회 2사 만루에서 메츠 중견수의 다이빙 캐치로 아웃된 뒤 6회와 7회에는 각각 볼넷을 골라 뒤 타자의 적시타로 득점을 올렸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했다. 컵스는 코리 패터슨의 홈런 두 방 등 16안타를 몰아쳐 15-2로 크게 이겼다.

최희섭은 1997년 브렌트 브라운. 케빈 오리 이후 6년 만에 컵스의 선발 라인업을 차지한 신인이었다. 최희섭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컵스는 3일 오전 9시10분 뉴욕 메츠와 두번째 경기를 갖는다. 3일에는 최희섭 대신 에릭 캐로스가 선발 출전한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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