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등에서나 보아 왔던 많은 진품들이 전시돼 아주 만족했습니다. 특히 익제 이제현의 『대렵』, 신잠의 『탐매도』『염소』(필자미상) 등에서는 새로운 감명을 받았습니다.』
국립 중앙박물관의 「미 공개 회화특별 전」(4월20∼5월29일) 을 보기 위해 내한한 일본 나량 대화문화관 학예과장「요시다·히로시」씨는 한국 고 회화의 우수함을 거듭 감탄하며 새로운 각도에서 주목했다.
신혼여행까지 한국으로 왔던 「요시다」씨는 현재 일본 안의 한국 회화전공학자 중에선 소장의 1인자 급.
『한국회화에 중국 남종화풍이 굳혀진 것은 겸재 정선(1976∼1759년)이후라는 게 통설이지만 고호 허구서의 산수화(1552∼)를 보면 사실상 2백여 년 앞섬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고호의 그림은 전형적인 남화기법을 구사했을 뿐 아니라 옆에 「방황대치」라 밝혀, 원말 4대 남화가의 1인자인 황대치의 필법을 따랐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
「요시다」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고려나 조선전기 그림이 드물고 또 전채 계보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작품이 빠져있어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나 조선 초의 불화·사경 같은 고서화는 일본에 오히려 많지만 임란 이후의 명품들은 질·량 면에서 한국에 비교가 안 된다고 했다. 따라서 일본에 소장돼 있는 한국의 고화들을 앞으로 조사, 정리해보면 보다 훌륭한 옛 자료가 나타나리라고 내다 봤다.
7일 귀국한 「요시다」씨는 빠른 시일 안에 양국에 있는 미 공개 회화들을 서로 공개하고 자료교환을 하는 기회가 계속 마련되기를 기대했다.<이은윤기자>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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