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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오른 반찬값 채소류는 거의 2배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새해 들어 각종 사회·공공요금 등이 크게 올라 교육비 등이 연달아 인상되면서 반찬값 마저 엄청나게 올라 가계를 2중으로 압박하고있다.
특히 서민식탁의 주축을 이루는 채소값이 가장 많이 올라 주부들을 당황하게 한다. 작년과 비교해보면 반찬값이 전체적으로 50%이상 인상됐다는 것이 주부들의 한결같은 계산이며 그 가운데서도 채소값은 대부분 1백%이상 올랐다는 것이다.
작년 3월에 70원하던 시금치 1단이 금년 3월말엔 1백80원, 부추는 60원에서 1백원으로, 풋마늘 1대에 10원하던 것이 올해는 25원. 특히 가장 많이 식탁에 오르는 콩나물은 작년에 시장에서 30원어치까지 살 수 있었는데 현재는 50원 이하는 팔려고 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값은 5식구 한끼 나물용으로 작년에 30원어치면 되던 것이 올해는 1백원 어치를 사야될 정도.
이렇게 채소값이 껑충 뛰었기 때문에 김치 담그는 일이 힘들어졌다고 주부들은 불평하고있다. 『옛날엔 가난하면 김치·깍두기만 먹는다고 했는데 요즘은 반대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김치 담글 수가 없어요.』 서울 신용산 「아파트」의 최경자 주부(41)는 6인 가족이 5일동안 멱을 김치를 담그는데 작년 3월 가계부엔 6백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1천원 이상이라고 했다. 즉 봄배추를 작년엔 2백80원어치(2단)를 샀는데 올해는 5백40원(3단)어치를 사야한다는 것.
『각 기관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는 가계물가와 크게 차이가 나요. 가계부에서 보면 1년 사이 반찬값들은 적어도 50∼60%는 올랐어요.』 김영애 주부(서울 한강민영「아파트」)는 반찬값 인상 때문에 장보기품목을 바꾼다고 설명했다.
생선 조기 대신 값싼 꽁치로 바꾸고 채소도 섭취량을 줄일 정도로 머리를 쓰지만 『가족의 건강을 계산해서 반찬을 만들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이렇게 반찬값이 오르는 데에는 특히 그것이 계량화 될 수 없는 품목들이기 때문에 당하는 측은 언제나 주부들이며 『하루하루 시장값이 달라진다』고 불안해한다.
콩나물 한줌이 장소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신문에 발표되는 물가지수와는 전혀 다른 분야가 바로 반찬값이다.
서울YWCA소비자 「센터」에서는 최근 반찬값의 이러한 폭등에 자극 받아 올 여름 성수기부터는 채소품목을 중심으로 저울달기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규격화되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에 주먹구구식 인상으로 가계에 타격을 준다는 분석이다.
외국처럼 생산지에서 나올 때 정량판매를 하도록 계몽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채소농산품은 생산지에 따라 질과 량이 다르기 때문에 정량화는 당분간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보다는 전반적인 가계물가에 대만 정확한 분석으로 여기에 맞는 임금조정 등의 근본해결이 앞서야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편 반찬값 위에 최근 가계를 누르는 요인으로서 교육비와 병원·약값의 인상이 큰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별표에 나타난 회사원 이종준씨(40·서울 서대문구 갈현동)댁의 가계부에서 보면 보건·병원비가 가장 많이 올랐고 수도·전기·전화요금·신문값 등에서 1년 동안 1백37% 인상으로 공공요금인상의 비중을 잘 말해주고 있다. 특히 교육비는 이씨댁의 경우 국민교생 2명과 중학생1명이 한달에 가계지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인상이 1년 사이 31%나 돼 주목을 끈다.
결혼 15년간 가계부를 적어왔다는 이씨댁 주부 인정숙 여사는 『정확한 가계물가를 조사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국가의 물가정책·임금정책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윤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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