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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가 1250만원에 산 아해 사진(한정 에디션), 인터넷선 4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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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8장을 1억원에 산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고라니도 있고 새도 있고 여러 가지….”

청해진해운 계열사인 ㈜아해 이강세(73) 전 대표는 1일 오전 인천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나가면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밝혔다. ‘AHAE’(아해)란 예명의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유병언(73) 전 세모 회장의 사진 8장을 1억원에 샀다는 거였다. 한 장당 1250만원 꼴이다. 사진판매회사인 헤마토센트릭과 합병하면서 유 전 회장 사진을 300여억원어치나 사들인 변기춘(42) 천해지 대표는 한 술 더 떴다. 그는 최근 “장당 200만원에서 8000만원에 루브르 박물관과 베르사유궁에서 전시했던 사진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전시했던 것(작품)은 프리미엄이 있고 백남준이라든지 세계적인 작가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극찬을 한 평론가의 자료가 다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인용한 평론가는 2011년 체코 프라하전을 기획한 밀란 크니작 전 국립미술관장이다. 당시 프라하주재 한국 대사는 유 전 회장의 매부였다.

법인이 아닌 구원파 신도들을 중심으로 한 개인 소장자들도 수백명가량 된다고 한다. 국내에선 옥션 등에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2012년 6월 26일~8월 26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전과 2013년 6월 25일~9월 9일 국립 베르사유궁 전시회를 직접 관람한 뒤 현지에서 1000만~수천만원에 구입했다고 한다. 사업가라고 밝힌 한 소장자는 기자에게 "루브르전을 직접 관람한 뒤 뒷장에 아해(유병언 전 회장)가 직접 사인한 1000만원대 작품 두 점을 사서 소장하고 있다"며 "아해 전시작품 원본(초판)은 보관용으로 팔지 않고 원본사진과 똑같은 7장의 한정 에디션만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해 사진을 놓고 논란이 많지만 루브르박물관장을 포함한 국제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객관적인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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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HAE사진의 해외 공식 판매사이트인 아해프로덕츠닷컴(ahaeproducts.com)에 들어가보니 상황이 확연히 달랐다. 유 전 회장이 2011년 4월부터 뉴욕ㆍ프라하ㆍ런던ㆍ파리 등 10차례의 해외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사진 대부분이 단돈 20~50달러(2만~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아해프로덕츠닷컴은 유 전 회장 차남 혁기(42)씨가 2012년 9월 아버지의 사진제품을 온라인 판매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 설립한 회사다. 이 가격대에 오리지널 전시작품을 재인화한(Reprint) 사진 및 포스터를 팔고있는 것이다.

이 사이트에선 이강세 전 대표가 한 장에 1250만원에 샀다는 고라니 사진들은 1m×70㎝ 중형사이즈를 40달러(4만원)에 살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무려 312배나 가격을 비싸게 쳐 사준 셈이다. 흰뺨검둥오리, 직박구리, 딱새, 때까치와 왜가리와 같은 각종 조류 사진도 소형(40×30㎝)이 20달러다. 2011년 7월 15일~8월 14일 프라하전때 메인 사진중 한 장이던 ‘비상하는 까치떼’도 중형사이즈 독일제 프린트로 40달러에 팔고 있다.

아해의 사진을 이용해 제작한 수제부채(13달러), 컵받침(20달러), 엽서집(30달러), 문진(60달러) 등 각종 기념품들도 판다. 구원파 신도들에게 개당 500만원에 강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2014년 달력은 160달러(16만원)다. 이밖에도 유 전 회장이 지난해 1월 25일 서울 강남 유명 호텔에서 유럽 각국 주한 대사와 국내 명사 수백명을 초청해 출판기념회를 했을 때 판매한 사진에세이집 ‘내 생각의 메아리(Echoes of My Thoughts)’와 시집 ‘詩 닮았다고’도 각각 169달러(17만원), 55달러(5만 5000원)에 팔고 있다. 당시 참석자들에겐 각각 수백만원과 33만원에 판매한 책이다. 이 사이트의 가장 비싼 상품은 프랑스 저명출판사인 아술린이 최근 발간한 ‘AHAE 베르사유전 사진집(2013년 6월 25~9월 9일)’과 이전 전시회 ‘내 창을 통해(Through My Window)’ 사진집으로 각 250달러(25만원)였다. 이 사진집을 김한식(72) 청해진해운 대표가 "회삿돈 1억원으로 200권을 샀다"고 밝힌 바 있다. 25만원에 파는 사진집을 권당 50만원에 매입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회삿돈으로 실제 해외 판매사이트 가격의 최대 2000배(8000만원)까지 비싸게 유 전 회장 사진을 사준 게 드러난 만큼 명백한 배임과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해프로덕츠 측은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사진 프린트와 포스터들은 아해 전시작품 원본의 복제품임으로 사진 크기나 잉크 및 인화지의 종류, 해상도, 액자 등에서 차이가 많다"며 "우린 아해 전시작품 원본을 판매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우리가 파는 상품은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의 포스터를 12.95$에 파는 것과 같다" 고 설명했다.

정효식 기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본 인터넷 신문은 지난 4월 16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합니다.

유 전 회장이 달력을 500만원에 관장용 세척기는 1000만원에 판매한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에는 비밀지하 통로나 땅굴은 존재하지 않으며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무관함은 지난 세 차례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밝혀졌으며 이는 지난 5월 21일 검찰이 공문을 통해 확인해 준 바 있으며, 유 전 회장이 해외밀항이나 프랑스에 정치적 망명을 시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해당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하거나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실소유주나 회장이라 할 근거가 없으며, 유 전 회장은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창립에 참여한 사실이 없고 해당교단에 목사라는 직책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으로 추정되는 2400억의 상당부분은 해당 교단 신도들의 영농조합 소유의 부동산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에는 해당 교단을 통하지 않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거나 구원받은 후에는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교리는 없으며, '세모'는 삼각형을 '아해'는 '어린아이'를 뜻하며, 옥청영농조합이나 보현산영농조합 등은 해당 영농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소유이며, 기독교복음침례회 내에는 추적팀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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