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짜리 육군 무인기, 야산에 추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육군이 정찰용으로 쓰고 있는 무인항공기 ‘송골매(사진)’가 1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군 관계자는 “오전 11시44분쯤 육군 모 부대 소속의 무인항공기 1대가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의 야산에 추락했다”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골매는 이날 양주의 공중정찰중대에서 이륙해 인근 지역의 정찰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이었다. 군은 조사단을 꾸려 추락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송골매는 지난 3월 존재가 공개될 때부터 논란에 휩싸였었다. 군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군단급에 송골매를 여러 대 보급해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는 데 써왔지만 송골매의 존재는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지난 3월 24일 경기도 파주를 시작으로 백령도와 삼척 등 세 곳에서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연속으로 발견되면서 “항공 방어망이 뚫렸다”는 비난이 일자 군이 나서 군사기밀로 분류돼 있던 송골매의 존재를 실물 사진과 함께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국방부의 행태에 대해 “비판 여론을 모면하기 위해 스스로 군사기밀을 공개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 여론이 거셌다.

 이번 추락 사고를 계기로 송골매의 성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당시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는 실시간 영상 전송과 원격조종이 불가능하고 크기도 작아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송골매가 성능상 우위에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북한 무인기보다는 덜하지만 송골매 역시 바람 등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고 조종 실수로 그동안 10여 대가 추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인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은 “북한도 무인공격기를 개발한 상황에서 우리 군도 무인기 성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수 기자

◆송골매=길이 4.8m, 폭 6.4m, 높이 1.5m로 시속 150㎞로 비행하며 2~3㎞ 상공에서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정찰이 가능하다. 대당 187억~226억원으로, 80㎞의 작전반경에 체공시간은 4시간 내외다. 사전에 입력한 비행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비행이 가능하고, 통상 지상에서 리모트컨트롤을 이용해 원격조종한다. 광학과 적외선센서를 통해 10~20㎞ 떨어진 곳의 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지상에 전송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