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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제성장의 전제|세계은행의 보고서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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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세계은행(IBRD)은 한국경제의 장기 전망에 관한 방대한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정부가 작성한 4, 5차 경제개발 계획과 15년 장기계획 지침을 토대로 한국경제평가 조사단이 광범한 자료를 수집해 작성한 이보고서는 향후 15년간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선택될 수 있는 정책수단들은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 산업구조는 어떻게 달라지며 인구 구조는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흥미 있는 허가를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이 보고서의 내용 중 장기전망에 관한 부분을 발췌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주>

<(1)총량규모>
한국경제는 어떤 성장 경로를 통하더라도, 그리고 어떤 전제를 가정하더라도 향후 15년간 꽤 높은 소득과 중공업화·높은 수출의존도·농업부문 비중 감소의 양상을 나타낼 것이다. 1990년에는 인구가 4천7백만명에 달해 연율8∼10%의 실질 성장을 달성할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은 1천2백∼1천8백「달러」(75년 가격) 에 달할 것이다.
제조업의 GNP비중은 지금의 30%에서 35∼40%로 늘어나는 반면 농업부문은 지금의 24%에서 10%로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농업고용은 지금의 45%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25∼30%의 고율을 유지할 것이다.
수출 증가율은 GNP성장율을 앞질러 1990년의 공산품 수출은 총재조업 생산의 45∼50%에까지 이를 것이다.

<(2)성장전망>
지속적인 고도성장 유지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오인은 앞으로도 역시 한국상품의 세계 수요일 것이다. 높은 수출신장은 시장 애로를 극복할 뿐 아니라 저축 수준이나 자본국수의 호전에도 기여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수출 활동이 내수 생산보다 덜 자본집약적이어서 수출 수요 증가가 한국기업의 수곡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수출에 대한 보조 범위가 점차 줄어들어 한국의 수출 생산업체는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이는 수출 전망에 대한 낙관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한국의 수출이 4차 계획상의 연16% 증가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의 여부다. 이는 분명 세계공산품 무역추세에 달려 있다. 50년대 이후 세계 공산품 무역 증가는 생산증가율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비록 절대규모는 공업수출이 많지만 증가「템포」는 개도국이 훨씬 빨라 지난 10년간 평균 16%에 달했다. 앞으로 세계 공산품 무역량이 연평균 8.5%씩 늘어난다면 한국의 공산품 수출비중은 지금의 1%에서 90년에는3%로 늘어날 것이다. 이는 곧 개도국 수출의 25%를 한국이 차지한다는 얘기와 같다.
그러나 이같은 한국수출 비중의 승가는 일본이나 서독의 전례로 보아 상당한 산업구조의 개편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50년대 이후의 급격한 무역신장은 자동차·조선·가전기기산업을 중심으로 한 획기적인 산업구조 개편으로 가능했다.

<(3)산업구조>
단기적으로는 수출 증가율과 수출산업구조 변화간에「트레이드·오프」의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역시 비교우위 변화에 조응하는 수출「패턴」의 변화가 지속적 수출 신장에는 필수적이다. 한국의 계획 당국은 81년까지 전자·기계류·조선의 수출 비중을 31%까지 늘릴 계획이므로 현재 36%에 달하는 직물·의류 비중은 80년대 중 크게 줄어들 것이다. 현재 세계 직물·의류 무역의 67%는 공업국이 공급하고 있으며 개도국은 24%, 공산권에서 9%를 각각 공급하고 있으나 의류에서는 개도국의 비중이 50%에 이르고 있다.
현재로서는 의류의 소득 탄력성이 일정하기 때문에 선진국의 개도국 의류제품 수입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9∼10%씩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앞으로 5년간은 의류의 신장율이 높을 것으로 보여 한국에는 유리할 것이다. 우리의 판단으로는 한국의 직물·의류 수출이 76년의25억「달러」에서 81년에는 6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80년대 초반에는 직물·의류의 세계 수요가 줄어「홍콩」자유중국 한국「싱가포르」등 주요 수출국간의 경쟁은 심화될 것이다. 때문에 장기 계획에서 7∼8%를 넘는 직물류 수출증가율을 상정한다면 비현실적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때문에 새로운 수출 상품을 의욕적으로 개발하지 않는 한 한국은 세계 공산품 시장에서의 비중을 늘리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의 주도산업 특히 직물·의류 문에서는 이미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10년 동안 더 생산성이 높은 산업으로 이항하지 않는 한 노동생산성을 지금 계획처럼 두배로 늘리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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