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순회공연 떠나는『태』의 작가|오태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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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품<태>는 생명을 이어주는 고리로서의「태」를 규명함으로써 그 끈질김과 소중함을 표현해 본 것입니다. 끊임없는 걱정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존재의 의미, 말하자면 어떤 한국적인 인종의 미덕을 명확히 표현하려고 했지요.』
오는 3월 세계순회연극공연 길에 오르는 동낭「레퍼터리」극단의 공연작품가운데 하나인 『태』의 작가 오태석씨는 인위적인 어떤 힘으로서는 결코 사멸되지 않는「생의 부가지적 속성」을 강조한다. 『74년 초연 당시, 전반부의 소리와 색깔과잉으로 후반부가 처짐으로써 주제가 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지적하는 오씨는『그러나 75년의 재연에서는 연기자들의 개성이 잘 살았다』며 이번 해외공연에서는『우리민족의 힘이 되어 온 희생의식이 왜 지고 적인 것인가가 서양인들에게 뚜렷이 소개되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67년「웨딩드레스』로「데뷔」한 이래『환절기』(68년), 『「유다」여 닭이 울기 전에』(69년), 『초분』(73년), 『춘풍의 처』(74년)등 일련의 문제작을 발표해 온 오씨는『우리의 언어는 맛이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말이 너무 투박해지고 경화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말을 활용함으로써 윤기를 주고 또 우리 말 본래의 아름다운 빛깔과 울림을 되찾고 싶어』희곡을 쓰기 시작했다는 개성이 뚜렷한 과 작의 극작가다.
『현대인들은 너무 쉽게 자기의식·목적 등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종」에서는 바로 이러한 경향을 파헤치기 위해 한 예술가의 집념을 그리고 있습니다.』작년부터 쓰기 시작했다는『종』은 종의 완성을 위해 자신의「살붙이」인 딸의 희생도 감수한다는 줄거리라고….
『이번 본격적인 우리 연극의 해외공연을 계기로 좀더「우리 것」을 소개, 인정되고 시장이 넓어져야겠다』며 올해에는 작년에 연출까지 맡았던『춘풍의 처』에 좀더「디데일」을 강화, 본격적인 무대로 꾸며 볼 예정이라고 오씨는 의욕을 보인다.
▲40년 충남 태생 ▲64년 연세대 철학과 졸업 ▲68년『환절기』로 한국영화연극 상 수상 ▲72년『쇠뚝이 놀이』로 동아연극 상 특별상 수상 ▲73년 작품집『환절기』로 현대문학 신인상 수상 등 다수 수상.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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