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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는 계급사회 없애려 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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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석가모니 붓다의 일대기를 다룬 장편 『사람의 맨발』(불광출판사)을 출간한 소설가 한승원(75·사진)씨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석가모니를 혁신적인 인물로 평가했다. 인간의 생로병사를 보고 무상의 깨달음을 얻어 출가했다는 정설과 달리, 신의 뜻으로 합리화된 당시 계급 사회를 철폐하기 위해 출가했다는 것이다.

 “카스트라는 계급 사회에서 많은 백성이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어요.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죠. 한국이나 전 세계에 만연한 자본주의 속에서 우리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더 엄혹한 계급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부도덕한 자본주의의 정글 속에서 왕자의 삶을 버리고 출가를 선택한 싯다르타의 정신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2500여 년 전의 인물인 석가모니를 오늘 되새김하는 것은 출가를 결심했던 붓다의 마음이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해서다.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월호’는 자본주의 사회의 하자와 결함을 드러내는 사건이에요. 육지에서도 그런 일이 수없이 많이 벌어지고 있죠. 우리도 석가모니의 출가 정신으로 깨어나야 합니다.”

 1985년 구도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발표하고, 이후 원효 대사와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등을 다룬 역사 인물소설을 써왔던 그는 “석가모니까지 썼으니 이제 역사 인물소설을 더 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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