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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재건축 신청 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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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 강남구가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반려, 지난해 10월에 이어 또다시 사실상 재건축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 재건축 가능성에 편승해 최근 강남지역 중.고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고 있던 재건축 열기가 가라앉고 부동산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1일 오후 열린 강남구 재건축 예비안전진단 심의위원회에서 대학 교수.건물구조 전문가 등 심의위원 9명은 3시간여에 걸친 격론 끝에 은마아파트가 정밀 안전진단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심의위원은 "아파트 10층 이상에선 수돗물이 제대로 안 나오는 데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생활 환경면에선 열악한 편이지만 기본적인 건축물 구조 안전면에서는 1차심의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반려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지난해 10월 은마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예비안전진단 심의위원회를 열어 "재건축을 해야할 정도로 구조적 결함이 심각하지 않다"며 안전진단 신청을 1차 반려했으나 지난달 17일 두번째 열린 심의위원회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재건축을 기대했던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등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재건축추진위원회 박대식(朴大植)위원장은 "현행 법규상 재건축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을 갖췄는데도 반려된 것은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때문"이라며 "주민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다시 안전진단 심의를 신청할지를 논의하고 구청앞 시위를 재개하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강남구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다시 안전진단 신청을 하더라도 특별히 새로운 사안이 나타나지 않는 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재건축 신청은 예비 안전진단이나 정밀 안전진단 단계에서 반려되더라도 유예기간 없이 언제든 재신청할 수 있지만 이번처럼 몇개월 이내에 재신청할 경우 결과가 번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 주택국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고층아파트들은 단지별로 제각각 재건축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구단위 계획을 세워 전체 도시계획 하에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2~3년간 재건축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 단지에는 14층짜리 아파트 28개 동에 4천4백여 가구가 입주해 있다.

박현영.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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