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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울창한 국토」의 묘방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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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밤차로 올라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손수익 산림청장은 산림병충해 분포 지도, 울창한 산림사진 등이 빽빽이 걸려있는 청장실에서 모범 독림가 이호덕씨(47·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의 손을 반갑게 마주 잡았다.
우리나라도 언제쯤이면 독일·북구·「캐나다」등과 같은 울창한 산림부국이 될 수 있을까요….
『한 40년 후면 가능하리라 내다봅니다. 2천10년대면 국내 목재 자급이 가능하다고 보니까 그때 가서는 우리 산야도 어느 정도 푸르게 변할 겁니다.
선진 외국은 조림 1백년의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그렇게는 못해도 산림청은 73년 치산연화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82년까지 전국 1백만㏊에 나무를 심을 계획입니다.』
손 청장은 국토보전의 핵이 산림녹화라면서 금년 말까지 83만㏊에 조림을 끝내 녹화계획을 4년 앞당겨 78년에 끝내겠다고 했다. 또 조림은 속성수(「이탈리아·포플러」·은수원사시·오동나무 등)70%, 장기수(전나무·잣나무·낙엽송 등)30% 비율로 추진한다는 것.
―일본 부사산에 가보면 해발 2천m 고지에도 수종 경신, 인공 조림으로 빽빽한 수림지대를 이룩했는데 조림 계획의 고비인 금년 계획은….
『녹화계획 5년째인 금년까지는 조림과 함께 국민의 마음속에 나무를 심자, 나무를 아끼자는 정신을 심는 계몽에 힘쓰겠어요.
우리나라 국토의 67%인 산은 목재생산뿐 아니라 국토보전, 국민휴양, 환경·기상보전 등 갖가지 혜택을 주기 때문에 조림과 국토개발은 우리의 지상과제입니다. 이 같은 조림시장을 심어주고 뼈만 남은 벌거숭이산에 지피를 입혀 조림의 기초를 다지는 게 올해까지의 과제죠.』
손 청장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이제는 주먹구구식의 조림 방식을 버리고 산림사업의 과학화를 이룩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올해 대규모 토양 조사를 실시, 적지적수에 대한 자료를 뽑고 양묘도 기계화하겠다고 했다.
―조림가에게는 실제로 산림개발 기금 융자 확대가 가장 절실한 문제인데요.
조림사업은 개인 능력으론 너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개인 조림사업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0억∼40억원이 있어야 하는데 자금이 달려 큰 문젭니다.
금년에는 10억원을 확보해 조림가에게 7억, 육림가에게 3억원을 대부해줄 계획입니다. 내용별로는 모범 독림가에게 3천만원까지, 법인 독림가는 2천만원, 우수·자영 독림가는 7백만∼1천만원까지 융자해주지만 절대액이 부족해 큰일입니다.』
―정부는 수년 전부터 유실수 조림을 장려해 왔으나 밤 등의 생산이 급격히 늘어나 산주들은 유실수의 수출, 국내 판매가 어렵지 않을까 염려합니다만….
작년 밤 생산이 9천이고 금년예상이 1만7천t이니까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수산부 등에서 여러 대책을 마련중입니다. 내층성 개량종 밤은 저장력이 약한 게 흠인데 KIST에서 기온 영상 1도∼영하 1도를 유지하면 1년 내내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어요.
밤 값은 74년 72㎏ 중품 1가마에 2만9천원에서 금년 3만6천원으로 올랐으나 이 값이 쌀 1가마 값으로만 떨어지면 수출전망은 밝다고 손 청장은 내다봤다.
『서울을 수도로 삼은지 6백년 됐다고 하지만 6백년 된 나무가 얼마나 되는지 의심스러워요. 사막 도시가 아닌 바에야 도시에 가로수를 심어 수림 속에 싸이도록 해야 합니다.
도시는 은행나무와「플라타너스」로, 농촌은「이탈리아·포플러」등으로 가로수 식재를 해야되겠죠.』
두 사람은 『산림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라는 독일격언을 마지막으로 말을 끝맺었다.<정리=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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