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불신 씻고 불의와 빈곤이 없는 사회를…|이서옹 대 종사<불교조계종 종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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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늘의 세계는 과학문명의 발달과 반비례해 정신문화는 황폐해지기만 하고 있다. 인간은 주체성을 상실한 채 물질의 노예가 돼 가고 있으며 지배자와 피지배자, 강자와 약자, 지성인과 무식자, 부자와 빈자가 서로 대립하며 투쟁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과 세계를 초월할 수 있는 근원적인 주체성을 발견치 못한 데서 연유한다.
우리는 모두가 정사 년 새해를 맞으면서 본래의 진면목을 찾고 자비 화합의 바탕에서 이 같은 모순의 과학문명을 재창조해야 할 사명의식을 다시 한 번 다져야 하겠다.
참 사람이 된다는 것은「거짓 나」를 근원적으로 타파하고 일체의 절대 통일 자로서 우주의 삼라만상을 창조함을 뜻하는 것이다.
참 사람은 또 번뇌에 신음하는 인류를 네 몸처럼 사랑하는 동체자비를 구현하고 인간미와 생명의 존엄성을 인식하여 인류 구제의 새 역사를 창조한다.
우리는 이제 모두가 참 사람이 돼 아집과 편견을 버리고 자비와 총화로 정법을 구현,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전쟁과 빈곤, 불의, 부정이 없는 밝은 평화의 세계를 건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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