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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추임새] god 100회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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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냈.다!"

지난달 30일 밤 10시 서울 정동 팝콘하우스. 김태우가 하나 둘 셋을 외치자 공연장을 빼곡히 메운 3천여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이 이어졌다. 앙코르에 또 앙코르, 장장 4시간 반에 걸친 '100일간의 휴먼 콘서트' 마지막 공연의 마지막 멘트였다.

그랬다. 박준형.안데니.윤계상.손호영.김태우, god의 다섯 멤버들은 해냈다. 지난해 7월 11일부터 시작해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에 나흘간, 5집 음반 '편지'를 준비하느라 공연을 잠시 중단했던 3개월을 포함해 9개월 만에 1백회 공연이란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장정(長征)을 마감하며 감정이 북받친 듯 1백개의 촛불이 꽂힌 축하케이크를 자르던 일부 멤버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라이브 무대에 주로 서는 가수들에게도 1백회 공연은 쉬운 일이 아니다. god는 전형적으로 'TV에서 자란 스타'였기에, 또 가요계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 거의 매회 관객석을 가득 메우며 이룬 기록이기에 더욱 뜻깊다. god측에 의하면 1백회 동안 총 공연시간 1만9천5백76분, 입장 관객 20만5천7백여명, 무대 위에서 부른 노래가 2천1백3곡이었다.

정말 god 스스로 말했듯 "먼 길을 돌아온 셈"이다. 수익만 따진다면 잠실 주경기장 무대에서 3, 4회 공연이면 거뒀을 결실을 위해 그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이다.

입장권 한 장에 5만원씩인 데도 불구하고 팬들 중엔 10회 이상 본 이들이 적지 않았다. 마지막날 공연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3백만원을 호가하는 암표가 돌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팬들과 호흡을 함께 하기 위해 관객석을 줄이고 무대를 넓힌 반면 소극장 무대에선 볼 수 없는 화려한 무대 조명과 특수 효과를 시도하기도 했다. god는 일단 휴식을 취한 후 오는 26일 LA에서 열리는 미국 이민 100주년 기념 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1백회 공연은 무엇보다도 '가수'로서 god 자신을 거듭나게 했다. 그들 말처럼 가수의 본분인 "무대와 스피커와 조명, 그리고 팬들과 마이크와 친해진" 기회였다. '결코 멈추지 않는다(Never Stop)'는 그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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