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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화된 OPEC회의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상 회의가 열리고 있는 「카타르」수도 「도하」시내의 호화로운 「걸프·호텔」은 투숙 중인 13개 회원국 대표들에게 공급될 음식물까지도 세밀한 수색 점검을 거쳐 들여보내는 등 문자 그대로 삼엄하게 요새화 되었다.
주방용 보급품까지 포함해서 「호텔」내로 반입되는 모든 물품은 사전에 직접 손으로 수색되거나 X광선 투시 점검 장치를 통해 식사 속에 폭탄 장치는 물론 독약물 투여 여부까지도 검사 받는다.
「도하」시 치안국장은 「페르샤」만 서안의 인구 약9만명인 산유국 「카타르」의 육·해군 총 병력 3천5백명을 전원 동원해서 석유상 회의장 경비에 배치, 1년 전「빈」OPEC본부에서의 석유상 회의 당시 습격해 온 「테러」단에게 각료들이 납치 당했던 것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처를 강구했다.
경비 병력은 「호텔」뒷마당에 야영 중이며 소방차가 비상 활동 태세로 대기하는가 하면 해군 초계정 1척이 인근 해상에서 경계를 맡고 있다. 그리고 「제트」전투기가 「테러」범 침투로가 될지도 모를 인적 없는 해안선들을 공중 감시하기에 여념이 없다.
석유상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은 「트럭」위에 중기관총으로 무장한 병력의 호위를 받으면서 「호텔」에 도착했고 「호텔」회랑 요소마다 기관 단총을 휴대한 장병들이 「아랍」 외상 차림의 각국 토후들 틈에 끼어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회의 장소인 「호텔」1층 대「홀」에는 첩첩이 둘러싼 경비병의 장벽을 뚫어야 비로소 접근할 수 있어 어떤 사람은 이 「사람의 벽」이 유사시에 방탄벽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할 정도다.
경비대는 이곳 경비 상황을 촬영하려던 사진 기자의 「필름」을 압수하고 그가 초계정을 향해 「카메라」를 겨누자 총구를 돌려 이것을 막았으며 결국 공식 발표를 통해 「걸프·호텔」 근처에서의 모든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다.
경찰은 또 「호텔」 주변과 요소 요소에는 1년 전「빈」회의장 습격 주모자로 알려진 「베네쉘라」 「테러」범 「일리치·산체스」의 사진까지 붙여 놓고 비상 경계를 펴고 있다. 【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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