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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업계 대형 인수합병 열풍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올해 제약업계 대규모 인수·합병(M&A)가 잇따르고 있다. 비핵심 사업부문을 팔아치운 후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투자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스위스계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글로벌 매출 2위)는 영국계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글로벌 매출 6위)) 항암치료제 사업부문을 16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노바티스는 독감을 제외한 백신사업부를 71억 달러에 GSK에 넘기기로 했다. 사업부문을 서로 맞바꾼 셈이다.

이들은 또 소비자 건강사업 부문을 합작법인으로 만들어 함께 운영한다. 합작사는 지분 63.5%를 갖기로 한 GSK가 경영한다.

이번 거래로 노바티스는 사업성이 뛰어난 항암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항암치료제 분야는 고부가가치 사업인만큼 제약업계 내 경쟁이 치열하다. 노바티스는 이번 GSK 항암치료제 부문 인수를 신호탄으로 공격적인 항암제 신약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노바티스는 동물 건강사업부문을 일라이 릴리에 54억 유로에 넘기면서 항암분야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반면 GSK는 안정으로 현금 창출이 가능한 호흡기ㆍ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백신·소비자 건강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항암·백신 분야는 인구고령화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유화증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세계적인 항암제 매출은 680억달러로 전체 질환 가운데 점유율 1위(9%)다. 백신 역시 2012년 글로벌 매출 점유율이 3.4%로 6위다. 하지만 2018년에는 3위로 규모가 껑충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글로벌 4위)와 아스트라제네카(AZ·글로벌 9위)의 M&A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화이자는 이미 AZ에 1000억 달러 규모로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Z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인수가가 올라가면 역대 최대 규모 인수전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AZ는 당뇨병 등 대사질환 분야에 특화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반면 화이자는 리피토·비아그라 등 주요 제품의 특허가 만료돼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같은 글로벌 제약사의 대규모 M&A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제약사의 사업 개편이 백신·항암제 분야로 집중돼 있어 제네릭(복제약) 중심인 국내 제약사와 겹치는 사업이 없어서다.

백신 분야 역시 비교적 저렴한 독감백신은 이미 녹십자 등에서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HPV·로타바이러스·폐렴구균 백신 등 고가 백신은 다국적 제약사끼리 경쟁을 벌였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항암제·백신분야에 집중하는 국내 제약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약개발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라며 “다국적 제약사가 M&A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면 가뜩이나 벌어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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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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