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장이 회사명의 부도수표 남발 9억원 할인해 착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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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부산시경 특수 수사대는 25일 회사명의의 수표 10억여원을 남발, 이중 9억4천여 만원을 할인해 가로챈「코리아나」급유 주식회사(부산시 중구 중앙동2가방) 대표이사 장용기씨(62) 전무 오유석씨(44) 등 2명을 업무상 횡령·배임·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전 서울은행 부산지점장 장종기씨(55·대표이사 장씨 동생)를 같은 혐의로 구속 입건, 부사장 유치호씨(43)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대표이사 장씨는 지난 2월21일 실질적으로 이 회사에서 사임했으나 등기상의 대표이사로 남아있는 점을 악용, 현직에 있는 부사장·전무 등과 짜고 지난 3월부터 11월 사이에 당좌수표 1백19장(액면 3억8천1백 만원)과 약속어음 1백82장(액면 6억3천2백 만원) 등 모두 3백1장(액면 10억1천4백 만원)상당을 남발, 이중 23장 6천9백90만원은 잔고 부족으로 부도가 났고 나머지 9억원 상당은 시중 사채시장에서 할인, 가로챘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발행한 수표 가운데서 자기들이 사용한 것은 대표 이사장씨의 퇴직금 3천5백 만원과 장씨가 다른 업체에 투자하기로 한 3천1백85만원 등 1억2백27만원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표이사 장씨는 73년10월16일 이 회사를 설립, 운영해왔으나 경영부실로 지난 2월 실질적으로 사임했으며 현재는 10월20일 취임한 박동길씨(54)가 대표이사로 있다. 경찰은 앞으로 이들이 할인한 수표들이 돌아올 경우 부산사채 시장에 큰 파동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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