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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지수 변경 … 한국타이어·동아에스티 편입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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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매년 6월 이뤄지는 코스피200 지수 변경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코스피200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900여 개 종목 중에서 각 업종을 대표할 만한 종목 200개를 뽑은 것이다. 이들 종목만 갖고 있어도 코스피 지수 전체를 거의 똑같이 따라가는 효과를 내도록 돼 있다. 일평균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을 고려해 일년에 한 번 일부 종목을 교체한다. 올해는 5월 말에 바뀔 종목을 발표하고 6월 13일부터 새 지수를 적용한다.

 각 증권사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에 새로 진입할 가능성이 가장 큰 종목은 한국타이어다. 이외에도 한전KPS·동아에스티·한국콜마·삼립식품·서흥캅셀·광동제약 등이 거론된다. 반면 GS건설과 한진해운홀딩스·한국철강·코오롱·이수화학·파미셀·한올바이오파마·웅진에너지 등은 제외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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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200 종목 변경이 중요한 이유는 이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전략을 쓰는 투자금이 최대 4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주식형 변액보험 18조원, 상장지수펀드(ETF) 11조원, 인덱스 펀드 5조8000억원, 국민연금 5조7000억원 등이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금이나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합치면 규모는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ETF의 경우 거래량 상위 10개(레버리지·인버스 포함) 중 7개가 코스피200을 추종할 만큼 널리 쓰인다. 이들 자금이 코스피200에 새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 제외된 종목을 팔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는 단기간에 출렁일 수밖에 없다.

코스피200 지수에 새로 포함되는 기업 주가엔 호재다. KDB대우증권 김영성 연구원은 “코스피200 ETF나 인덱스 펀드가 보유한 종목 수가 보통 150~170개 정도”라며 “이번 편입 예상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큰 한국타이어나 동아에스티는 단기적으로 강한 매수세가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GS건설 등 제외 종목은 매도세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200 변경이 ETF나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패시브 펀드 입장에선 단기적으로 보면, 보지 않아도 될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 변경을 앞두고 편입 종목의 주가가 치솟을 경우 어쩔 수 없이 비싼 값에 주식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수 변경일이 다가올수록 매도·매수 타이밍을 둘러싼 패시브 펀드들과 롱숏 펀드 간의 눈치작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롱숏 펀드나 헤지 펀드는 지수 개편에 맞춰 패시브 펀드가 살 만한 종목을 미리 사고, 팔 만한 종목을 공매도해 수익을 내려 한다. 반면 인덱스 펀드들은 주식을 너무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파는 걸 피하기 위해 매수·매도 시점을 분산한다.

한 인덱스 펀드 운용팀장은 “지수 변경에 따른 주식 매도·매수 타이밍은 각 운용사마다 비밀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는 한국타이어를 제외하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이 없어 수익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이란 분석도 있다.

 개인투자자라면 이번 기회에 모멘텀 투자를 노려볼 수도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을 미리 사서 보유하는 단순한 전략이 유행했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2007년에는 이런 전략이 벤치마크 대비 최대 10%의 초과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학습효과’와 롱숏 펀드의 등장으로 이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증권사들의 편입 전망에도 최근 주가가 하락세다. 그래서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KB투자증권 김솔 연구원은 “지수 변경 시점에 맞춰 코스피200에서 제외된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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