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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7)<제자 김은호>제52화 서화백년(6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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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화협전 16년>
1918년에 발족한 민족미술단체인 서화협회는 21년 제1회 「서화협회전」을 연후 16년을 이어 나갔다. 32년 한해만 사정에 따라 협전을 걸렀을 뿐 15회를 우리들의 힘으로만 계속해 온 것이다.
10회를 넘기면서부터는 회원이 부담하던 협전 기금이 여의치 않아 신문사의 후원도 받았다. 춘곡 고의동과 관재 이도영이 앞장서서 아는 사람을 찾아다니고 그림도 팔아 그렁저렁 이어나간 것이다.
1935년10월23일부터 30일까지 제14회 협전이 휘문고보에서 열렸다. 이때는 2년전에 작고한 관재의 유작15점이 특별 진열되었다.
관재는 33년9월21일에 서울 원남동 자택에서 향년5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서화협회의 발기 및 창립회원으로 간사장직을 맡아 실질적으로 협회를 이끌어 나갔었다. 관재의 별세는 서화협회로서는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었다.
14회전의 진열작품은 회원과 비회원의 입선작을 합하여 동양화 46점·서양화 56점·서예20점이었다.
이때 동양학부에 입선한 회원은 김진자, 조동욱, 오일영, 김기창, 장우성, 심인섭, 이석호, 진세빈, 이용우, 장운봉, 조룡승, 박승무, 고의동, 최우석, 김중현, 노수현, 백윤문, 장석표, 이상범, 지성채, 정운면 등이다. 비회원 입선자는 원금홍, 김희순, 이룡길, 백아리, 정종여, 배렴, 정운파, 정용희, 황종하, 박내용, 정도화, 이순행, 이승의, 이원수, 조남종, 이현옥, 민완기, 이기용, 김영기, 조기순, 이경배 등이다.
서양학부 입선자로 서화협회회원은 도상봉 박광진 이제창 김중현 공진형 장석표 이승만 장발 윤희순 김용준 이종우 등이었다.
14회 협전 때는 이마동이 그가 근무하고 있던 동아일보에 평을 썼다.
36년1월1일에는 춘곡이 신문에 지면을 얻어 「조선화단과 제15회 협전」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춘곡은 『미약한 중에도 우리의 노력으로 우리의 성력으로 끌어나가는 것이 하나 있다. 창립된지가 18개년이 되고 전람회를 연지 15년회를 맞게된 서화협회라는 것이 이것이다. 과거 14회를 대략 3기에 분하여 말하자면, 초기는 「떡잎」시대였고, 2기는 「속잎」시대였고, 3기는 「속잎이 퍼지는」시대였다.
이 과거 상을 보아 가지고 장래를 추측하여 본다하면 「꽃이 피어서 열매가 맺힐」시기가 멀지 아니하게 있을 줄 믿는다.
금년을 맞아 들어서며 「협전」의 15회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15회전은 전회에 비하여 더 성대하게 될 줄 믿는다. 일층 더 노력하고 성의껏 잘하려고 준비하는데 이르렀다』고 가을에 있을 기념전을 연초부터 상기시켰다.
마지막이 된 제15회 협전은 1936년10월8일부터 15일까지 휘문고보에서 열렸다.
15회전은 기념적인 성격이 강조되었고 회원들에게 사명감을 호소, 반입된 작품수부터 전보다 훨씬 많은 2백50점이었다.
회원들의 작품을 제외하고 일반응모작품만도 1백8점(글씨18점·동양화48점·서양화42점)이 입선되었다.
당시 매일신보가 보도한 이때의 출품 및 입선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서부<회원>김돈희 오세창 안진원 이사호 민형식 <일반입선>김문현 정현복 이명룡 민태식 허소 김치 노재천 윤석오 윤제술 안순동 원충희. 서부에 전국회부의장 운재 윤제술씨와,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비서관을 지낸 남곡 윤석오씨, 성균관대 유학대학학장을 역임한 동교 민태식 박사가 작품을 내 입선한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다.
◇동양화부<회원>한규복 이경배 김진우 조동욱 오일영 백윤문 지성채 이석호 고의동 장영성 이용우 김기창 하관식 김은호 김경원 이상범 심인섭 최우석 배렴 남병현 김종현<일반입선>장룡준 황기성 황용하 조기순 박종근 민완기 정운면 이유태 박승의 노진식 황종하 조룡승 조남종 황성하 이내길 이순행 등이다.
15회 기념전으로 민속미술가들의 재결속의 전기로 삼으려 했던 서화협회 간부들의 노력은 불행하게도 큰 성원을 받지 못했다.
36년7월 일본이 중국대륙을 무력으로 침략하기 시작한 소위 「중일전쟁」이 일어나 나쁜 시련을 맞은 것이다.
연년이 가을마다 개최되어 오던 서화협회 주최의 전람회는 36년 15회 「협전」을 끝으로 다난한 시국을 만나 중지되고 말았다.<계속>【이당 김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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