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라 무역선이 침몰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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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백년간 바다 밑에서 잠들었던 억대의 보물 소동은 지난 1월9일 어부 최경모 씨가 꽃병 1개를 건져냄으로써 비롯됐다. 최씨는 처음 이상한 예감이 들어 이 꽃병을 문화재 관리국에 감정 의뢰한 결과 시가 1억 원이나 된다는 원나라 때 자기로 밝혀지자 이 소문은 목포 일대에 퍼졌다.
조씨 등은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8월 말 잠수부를 고용, 수심 20m 아래의 보물을 캐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를 당국에 신고하려 했으나 지난 1윌 최씨가 청자를 건져낸 대가로 1백 만원 밖에 받지 못했고 이것도 세금으로 60만원을 내어 40만원밖에 손에 쥐지 못했다는 사실을 듣고 밀매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청자 등 이 묻힌 이 지점은 평소에도 썩은 나뭇조각과 그릇조각 등 이 그물에 걸리는 일이 잦았고 73년에는 동전 한 꾸러미가 걸려 나온 점 등으로 원나라 무역선이 일본으로 가기 위해 서해를 통과하다 침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동안 선원들은 재수가 없다고 건진 물건을 바다에 버리거나 이웃에 나눠주기도 했다. 지난 4월에도 박모 씨(40)가 도자기 2점을 건졌다가 재수가 없다고 바다에 버렸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 보물들이 송·원나라 때의 것으로 앞으로 본격적인 인양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에 잡힌 정 씨는『보물을 인양, 신고하더라도 세금이 너무 많고 보상액이 적다』면서 당국의 문화재 행정에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박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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