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황 "희생자·가족·구조대 모두 위해 기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염수정 추기경은 17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세월호 사망·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왼쪽 사진). 지난해 7월 태안 해병대캠프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의 유가족들은 이날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앞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했다. [뉴시스], [사진 천주교 서울대교구]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사고에 대해 17일 슬픔과 위로의 뜻을 표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이날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를 통해 전달됐다. 교황은 “유가족들과 아직 행방불명인 이들의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 “이 비극을 당한 모든 이를 위해 하느님의 위로와 평화의 은총을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황청 국무원은 교황이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슴 아픈 사고 소식을 접하고 슬퍼했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교황이 희생자들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기도할 것이며 유가족들과 구조 작업에 힘쓰는 모든 이들과 기도 안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각국 정부도 일제히 위로의 뜻을 전했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미 정부는 필요한 어떤 지원도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특히 “사고 해역 부근에서 훈련 중이던 본홈 리처드호가 이미 구조작업을 위해 현지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제7함대 소속 본홈 리처드호는 해병대용 상륙준비함으로 헬기 40여 대가 이착륙할 수 있는 ‘헬기용 항공모함’이다. 2004년 동남아 쓰나미 사태 때도 파견돼 구조 작업을 지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박근혜 대통령 앞으로 위로 전문을 보냈다. 시 주석은 “여객선 침몰 사고 소식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특히 청년 학생들이 많이 포함돼 아픔이 더욱 크다”며 “피해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중국을 대표해 깊은 애도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7일 “한국의 선박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마음으로부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전 정례회견에서 “아직 행방불명인 분들이 하루빨리 구조되기를 마음으로부터 기원 드린다”며 “현재 한국에선 사활을 건 구조활동이 진행 중으로 알고 있다. 일본으로선 가능한 모든 협력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언론은 세월호 침몰 사고를 실시간으로 타전하며 관심 있게 보도하고 있다. “구조 계속되는 가운데 감정 고조”(WSJ), “여객선 사고 실종자 수백명 중 학생 다수”(NYT) 등 제목으로 사고의 전개와 구조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구조자 수 발표 혼선과 단원고 학생 부모들의 절규, 청해진해운의 해명 없는 사과 등을 국내 언론을 인용해 상세히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사고 당일인 16일부터 세월호 침몰을 메인 뉴스 첫 소식으로 다뤘다. 아사히(朝日)·요미우리(讀賣)·마이니치(<6BCE>日) 신문 등 17일자 조간들도 관련 기사를 1면 머리에 실었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370 실종 사고로 동병상련을 겪은 중국은 신화통신이 사고 직후인 16일 오전 8시40분 1보를 띄운 후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하고 있다. 특히 신화망은 “이름을 등록하지 않고 세월호에 탑승한 중국인 2명이 있다는 주장이 있어 주한 중국대사관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포린폴리시(FP)는 여객선 사고가 났다 하면 인명 피해가 큰 이유를 짚었다. 저개발 국가에서 빈번한 여객선 사고는 과적과 승조원 교육 부족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위기 상황에서 대응 방안을 교육받지 않고 투입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로 인해 매년 800~1000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WSJ는 여객선이 규모는 계속 커졌지만 기본 설계는 100년 전 타이태닉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외부 타격 등 유사시 침몰 속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안전을 보장하기엔 미흡하다.

워싱턴·베이징·도쿄=박승희·최형규·서승욱 특파원
서울=전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