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새 고용 목표에 숨은 뜻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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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이 제시한 새 실업률 목표 5.2~5.6%엔 숨은 뜻이 있다. 그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산출한 장기 정상 실업률”이라며 내놓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실업률(NAIRU·Non-Accelerating Inflation Rate of Unemployment)’이다.

 애초 NAIRU는 노벨 경제학상 수장자인 고(故) 밀턴 프리드먼 등 보수 경제학자들이 일자리와 수요 창출을 강조하는 케인지언들을 비판하면서 내놓은 개념이다. ‘완전고용 달성에 매달리다간 인플레만 악화시키니 적당히 하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케인스파인 옐런이 돌연 NAIRU를 들고 나왔다. 왜 그랬을까.

 사실 현재 미국 경제상황에 비춰 실업률을 5.2~5.6%로 낮추는 건 만만치 않다. 이는 1999~2000년 NAIRU와 같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엔 5.0% 수준이었다. 현 경제상황을 닷컴 호황 때만큼 개선시키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또 미 의회 예산국(CBO)에 따르면 연간 실업률을 1%포인트 낮추기 위해선 미 경제성장률을 연간 1.5~2%포인트 더 높여야 한다. 이날 옐런의 발언을 쉽게 번역하면 ‘2%대인 현 성장률을 4% 선까지 끌어올리겠다’쯤이 된다는 얘기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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