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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리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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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종래 거북선의 구조가 외모를 중심으로 논의된 것에 반해 폭과 길이의 구체적인 크기, 내부구조에 대한 최초의 소개가 남천우 교수(물리학·서울대)에 의해 시도됐다.
25일 하오 현대「빌딩」에서 개최된 역사학회 월례발표회에서 남 교수는『귀선 구조에 관한 재검토』를 통해 거북선이 1796년에 그려진 통제영이나 전라좌수영 귀선도처럼 길이가 짧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조선공학과 사람이 노를 저을 수 있는 공간 등을 고려할 때 거북선의 크기는 길이가 98척(약30m폭이 33척(약10m)의 당시로서는 대형 선박이었다고 밝혔다.
남 교수가 이 같은 크기를 밝히게 된 동기는 1800년 전후의 전선도를 검토한 결과, 거북선이 본래의 전선에 개판(지붕)을 덮은 구조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개판을 할 때 노수들이 노를 젓기 편하도록 배의 좌우편을 2m 정도 넓히고 뒷면도 키 조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4m 정도 늘렸다고 말했다.
한편 내부에 있어서도 아래층에 있는 노수와 노수 사이를 2m 정도로 만들고 포와 지휘자가 있는 위층과는 사다리로 연결돼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남 교수는 이 같은 거북선의 구조로 볼 때 본래의 전선에 지붕을 덮는 정도의 구조개선이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제까지 거북선을·잠수함·철선 등으로 세계 조선사상의 획기적 발명품이라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거북선의 발명자도 나대용 장군 등 여러 설이 있으나 왜적과 전투경험이 많은 하급장교 중 근접 전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뚜껑을 만들도록 건의, 필요에 따라 일반 조선공들이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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