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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시간 아끼고 경력 쌓고 해외파 부럽지 않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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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한양대 전략프로젝트 MBA에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전공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해양공사 감필재(56) PM그룹장, 서울대 MBA 과정을 졸업하고 현대카드 기업문화팀에 입사한 전진휘(31) 대리, 고려대 Global MBA에서 프로그램 마케팅 전략을 전공하고 현재 홈플러스 마케팅 부문 Personalisation & Royalty 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환(33) 대리.

지금은 무한경쟁시대. 진로 고민은 취업준비생의 것만이 아니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 많은 샐러리맨들도 미래의 직장 생활에 대한 고민을 한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원하거나,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혹은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경우 경영전문대학원(이하 MBA) 진학을 고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MBA 진학이 자신의 커리어 개발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 게다가 일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부터 앞선다. 이에 MBA에 도전하려는 이들을 위해 국내 MBA 과정을 밟고 제2 커리어를 시작한 선배들을 만나 조언을 들어봤다.

 -MBA 진학을 결정하게 된 동기.

 이영환(이하 이) “첫 직장 생활 후 3년이 지났을 때, 두 가지 질문을 나에게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와 ‘인문학을 전공한 사무직 근로자로서 전문성을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한 답을 고민하다가 커리어 전환과 동시에 기존의 경력을 연결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것으로 MBA를 선택했다.”

 감필재(이하 감) “정년퇴직이 다가오면서, 퇴직 후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1986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한 후 29년 동안 근무를 하면서, 프로젝트 관리 기법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과장·차장 시절엔 해외 현장에서 근무해 공부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퇴직을 앞두고 도전을 했다.”

 -MBA 졸업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이 “다양한 국적과 경력을 가진 학생들과 공부하면서, 시야와 사고의 폭이 넓어졌다.”

 전진휘(이하 전) “MBA 과정을 거치면서 현상을 다각도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습관이 길러졌다. 이는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회사 내에서 MBA 출신에 대한 평가는.

 전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MBA 교육 과정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연봉도 괜찮은 편이다.”

 감 “삼성은 대리·과장 직급 사원들에게 MBA 수학 기회를 제공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BA를 졸업하면 승진 때 플러스알파가 주어진다.”

 -해외 MBA와 비교하면.

 이 “국내 MBA는 금전적·시간적 장점을 갖고 있다. 과거에 비해 국내 MBA 수준과 평판이 상승하고 있으며, 수준 높은 글로벌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약하고 있다. 사실 ‘MBA’를 떠올리면 먼저 해외 MBA가 생각난다. 하지만 MBA의 경쟁력은 학교와 졸업생의 평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학교는 재학생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국내 및 해외 기업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커리어 개발에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졸업생이 넓고 단단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

 전 “국내 MBA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난이도나 학생들의 실력이 해외 MBA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더 나은 부분도 많다. 문제는 ‘언어’와 ‘다양성’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과 교류하며 체험할 수 있는 글로벌 사고방식이나 외국어 활용도는 앞으로 국내 MBA가 극복해야 할 점이다.”

 -학교와 전공을 선택한 기준은.

 전 “사회적 평판, 교수의 명성, 해외 유수의 비즈니스스쿨과 교환 협정이 잘 갖춰져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인턴십, 취업 과정에서 경력개발실과 동문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했다.”

 이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했다. 짧지만 집중적인 1년 과정의 커리큘럼 때문에 고려대 주간 MBA를 선택했다. 세계적인 연구 수준을 자랑하는 교수진도 매력적이었다.”

 감 “유능한 교수진과 커리큘럼은 물론, 일을 하면서 학교를 다녀야하다 보니 거제-서울남부터미널-한양대를 잇는 교통망도 고려 대상이었다.”

 -MBA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감 “ 직장인은 오랜 회사 생활 끝에 퇴직을 하게 된다 MBA는 재건축과 같다. 아파트가 오래되면 재건축해 가치를 높이듯, 자신의 가치를 한 차원 올려두면 새로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음을 명심하고 지금이라도 시작할 것을 권한다.”

 이 “ MBA는 여정의 종착점이 아닌, 목적지와 방향을 보완하고 수정할 수 있는 터미널이다. 이 터미널에서 앞으로 정진할 수 있는 연료와 새로운 지도를 얻어 힘차고 밝은 여정을 갈 수 있길 바란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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