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대 중동 입초로 고민-작년 무역적자 1억7천만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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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동과의 거래라면 계속 흑자 폭만 확대해 가는 구미 각국과는 달리 소련만은 74년 이후 역조현상을 빚어 대 중동 경제진출이 딜레머에 빠졌다.
모로코로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21개 중동권에 대한 75년의 무역거래는 1억7천만달러의 적자. 더군다나 계속 증가일로의 수입과는 달리 수출규모만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어 고민이 많다.
최근 모스크바 당국으로부터 공식 확인된 자료에 의하면 75년의 대 중동 수입총액은 74년보다 4천2백만달러가 증가된 18억4천1백만달러인 반면 수출은 1억6천8백만달러가 줄어든 16억7천1백만달러에 이른다.
75년 1년간 무려 3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소련으로선 1억7천만달러의 적자자체가 문제일수 없고 단지 미·서독·일·불·영 등 5개국이 50억 이상 1백억달러까지 수출해내는 중동시장에서의 고전이란 사실이 중요하다.
특히 74년 중동의 중심이라 할수 있는 이집트로부터 군사고문단이 추방된 이래 지난 4월에는 우호조약까지 일방적으로 파기되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소련이고 보면 적자문제가 경제관계 이상의 비중을 가질 것임이 분명하다. 아뭏든 산유국들이 요구하는 최신·최고급의 상품을 공급치 못하는 터에 군 장비마저 구미 각국에 밀리는 형편이기 때문에 문제는 심각하다.
75년에 나타난 소련무역의 특징을 본다면 수입의 대종품인 원유와 천연개스가 전체의 41%에 해당되는 7억6천4백만달러, 시리아 이라크 등 사회주의국가에 대한 수출은 증가된 반면 이집트에 대해서는 감소되었고 대표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와는 거의 무거래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와의 거래는 그렇다해도 문제는 이집트다. 원면수입을 계기로 끝내는 중동진출의 교두보로 만들어 74년에 3억달러의 수출대상국으로 끌어올린 이집트의 우선회는 중간적자의 가장 큰 요인이 된다.
때문에 금년부터의 경제전략은 특정국에 대해 전략물자와 건설수출을 강화하는 반면 해외투자는 되도록 억제한다는 것이다. 시리아의 유프라테스 댐 공사, 이라크의 타타르 관개공사, 알제리의 철도공사, 리비아의 핵발전 및 연구센터 공사는 건설확대 전략의 일환이며 지난5월 리비아와 맺은 8억달러 규모의 무기공급계약은 전략물자 수출의 대표적 케이스. 또 터키에 7억달러, 아프가니스탄에 4억달러를 공여한 지난해의 투자활동과는 달리 금년에는 튀니지 관개시설에 겨우 7천5백만달러를 투자했을 정도의 초긴축도 중요한 변화다.
문제해결의 키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산유국―. 소련과 무기구입 계약을 맺은 쿠웨이트의 행방도 아리송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은 물론 요르단과 남북 예멘에까지 탈소련을 오일·달러로 유도하고 있어 중동에 대한 소련의 경제전망은 계속 암담한 상태다. <테헤란=이근양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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