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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에도 총질한 치떨리는 만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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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속초=장창영·군??기자】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귀항해 가족들과 함께 나눌 만선의 꿈이 북괴의 또다른 만행으로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선적을 대율항에 두고 7윌부터 속초항에 머무르면서 원정조업을 해오던 신진호 (17t·선장이봉우·54)는 23일상오 속초항을 출항 동해에서 오징어 잡이에 나서 오징어 1천7백급(1급20마리)을 잡아 만선을 이뤄 예정일보다 하루앞서 3O일낮12시쯤 귀항하겠다고 29일상오 속초어업무선국에 통보했었다.
신진호는 29일부터 내린비로 엷은 안개가 깔려 시계(시계)는 5백m로 gm렸고 돌연한 기관고장까지 일으켜 표류하다 북괴경비정의 불법적인 사격을 받고 속초어업무선국의 안따까운 남하지시도 아랑곳없이 붉은손에 끌려가고 만것.
신진호의 피납소식이 전해진 30일하오 속초항과 대진항에는 선원가족들과 시민등 3천여명이 몰려들어『표류어선을 보호해주기는커녕 총질을하며 강제로끌어가다니…』 하며 또한번 분노를 터뜨렸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선원들과 선체를 끌고갔으니 하루빨리 돌려보내라』 고 어민들은 소리쳤다.
속초시금호동4통4반에있는 선장이씨의 부인 문혈옥씨 (49) 는 전날밤 남편이 하루일찍돌아온다는 소식을듣고 3녀?녀양(13)과 함께 속초어항부두에 나가 남편을 기다리다 납북소식을 듣고 「믿을수가없다. 만선이되면 추석을 푸짐하게 지내자고 했는데…』 하며 통곡했다.
선주 임묘천씨 (47·고성군현내면대율3리) 는 만선을 이뤄 배가 돌아온다는 기쁜소식을받고 「택시」를타고 부인이태연씨 (42) 와 함께 속초항에 나갔다가 『올봄에 2백만원읕 들여 배를 수리했는데 모두 허사가됐다』며 허탈상태에 빠져있었다.
속초어업무선국에는 자세한 소식을 알려고 달려온 기관윈 함병재씨(29)의 부인 김묘임씨 (26) 가 땅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장남 천석군 (6) 에게 『귀항하면 설악산에 함께 놀러가자고 말하던 그이가 놈들에게 끌려가다니 웬일이냐』며 울음을 터뜨려 주위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했다.
신진호에 첫승선했다가 9일만에 납북당한 안상낙씨(28· 명주군주문진읍주문5리3반)의 부인 김매자씨(3O)는 납북소식에 실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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