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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도심에 20대부부 반나체|부인 한강인도교 남편 서울역앞 중앙분리대 녹지대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0대부부가 26일밤과 27일새벽 서울시내 길거리에서 반나체로 흉기에 찔려 숨진 시체로 발견됐다.
26일 하오 11시55분쯤 서울용산구 석동196 한강인도교위에서 조찬혜씨(29·서울중구합지동1가94의7)의 부인 이경희씨(23)가 「팬티」가 갈기갈기 찢겨진채 엎드려 숨져있는 것을 서울1사2202호「택시」운전사 이진호씨(30)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27일상오 3시30분쯤 서울용산구동자동43 남대문경찰서앞 중앙분리대 녹지대에서 남편 조씨가 웃옷을 벗고 바지만 입은채 흉기에 찔려 엎드려 숨져 있는것을 서정원씨(33)가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부부가 각각 이성관계가 복잡했던 점과 26일 하오 11시30분쯤 한강인도교위에서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같이죽자』며 다투는 것을 보았다는 한 행인의 신고로 미루어 일단 남편 조씨가 부인이씨를 살해한뒤 자신도 자살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조씨의 상처부위가 자살하기에는 어려운 곳이라는 점을 들어 자살을 가장한 타살 가능성도 짙어 이들 부부가 원한 또는 치정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도 보고 이들 부부의 주변인물에 대한 수사를 펴고있다.

<부인시체>
부인 이씨의 시체는 한강인도교 북단으로부터 2백여m쯤 못미친 다리위에서 발견됐다.
이씨의 둔부는 둔기로 맞은듯 뼈가 부러져 있었으며 머리양족 뼈가 으스러져 있었다.
소매가 없는 검정색 「원피스」를 입은 이씨의「팬티」는 갈갈이 찢겨 국부를 드러낸채 배꼽위에 뭉쳐 었었다. 난행흔적은 없었다. 시체로부터 10m남쪽에는 이씨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털이 피에 젖은채 한움큼 떨어져 있었다고 노란 색바탕에 검은 점이있는 남자남방「샤쓰」와 여자용「슬리퍼」1켤레가 있었다.
시체옆에는 현금5천원과 이씨의 주민등록증이 들어있는 손지갑이 놓여있었다.

<남편시체>
27일 상오3시30분 서울용산구동자동43 남대문경찰서앞 녹지대에서 조씨의 시체가 순찰중인 경찰에 발견됐다.
시체는 중앙녹지내 우측남대문쪽으로 머리를 향하고 엎드린 채로 바짝 붙어있었다. 오른쪽 옆구리에 길이 10㎝가량 깊이 5㎝쯤의 자상이 나있고 아랫배도 칼에 찔린 혼적이 있었다.
조씨는 웃옷이 완전히 벗겨져 있었으나 「베이지」색바지와 흰색양말, 오른쪽에 빨간구두를 신고 있었다. 마침 비가내려 시체주위에는 피가 빗물에 괴어 있었다.

<피살자 주변>
이웃 김만순씨(37·여·서울중구회희동1가 194의7)에 따르면 조씨부부는 7월31일 정식혼인신고를 하고 보름전에 회희동1가 194의7로 이사했다.
조씨의 전처소생 조오목양(3)과 이씨가 낳은 생후10개월된 주연양등 2녀가 있으며 이씨는 현재 임신6개월.
남편 조씨는 자동차정비공생활을 해오다 최근 「스페어」운전사로 일하고 있으나 일정한 수입이 없어부인 이씨가 포주노릇을 하며 어렵게 살아 빚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3윌 임신중인 전처 정모씨(25· 다방레지)와 위자료50만원을 주고 합의이혼, 이씨와 동거에 들어갔다.
이씨는 모고교교사인 이모씨(50·서울서대문구홍제4동)의 2남3녀중 둘째딸로 4년전 모여고를 졸업, 3년전에 집을 나가 부모와는 떨어져 살아왔다.
노씨부부가 보름전까지 새들어살면 회희동1가 29의7에서 함께 세들어살던 김만순씨는 조씨부부가 이사가면서 「전처가 오면 이사간집을 알려주지 말라』고 부탁했으며 평소 조씨방에는 많은 여자들이 들락거렸다고 말했다.

<경찰수사>
경찰은 조씨부부를 태우고 집을 나선 서울 1가5274호 감색「코티나」운전사인 조씨의 친구 나영회씨(22)가 27일 상오 경찰에 자진 출두하여 『이들 부부가 차안에서 심하게 다툰 뒤 한강인도교에서 내려달래서 내려 주었다』고 증언을 함에 따라 일단 가정불화에 의한 자살로 보고있다.
나씨에 따르면 26일 하오10시40분쯤 회희동 인근차고에서 조씨를 태워 조씨의 집에가 이씨와 딸 오목이양(3)과 주연양·현역군인인 육군모부대소속 김삼점상병(27)을 태우고 오목이양(3)은 하오11시10분쯤 금호동 친구집에 맡기고 흑석동 중앙대 앞까지오가며 차안에서 이씨가 조씨에게 애인집을 대라고 요구,부부가 심한 언쟁을 벌였다는것.
나씨는 제1한강교에서 조씨부부를 내려주고 다리를 건너 대기했으나 11시55분까지 조씨부부가 나타나지않아 주연양만을 태운채 귀가했다는 것.
경찰은 나씨의 진술에 따라 남편이 이씨를 살해한 후 자신도 자살했거나 언쟁중 교통사고로 사망, 시체가 유기되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조씨부부의 시체가 모두 심한 자상을 입었고 ▲옷이 모두 벗겨져 있으며 ▲조씨 시체주변에서 흉기가 발견되지 않은점 등으로 미루어 자살을 가장한 타살로도 보고 나씨의 행적을 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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