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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체제의 우월성 이미 판결|박 대통령, 8·15 5경축사-공존 거부면 북괴 와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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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15일 제31주년 광복절을 맞아 『남북간의 이념이나 체제 경쟁은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상과 북한의 실정을 비교할 때 결판이 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경축식전에서 최규하 총리가 대독한 경축사를 통해 『북한공산주의자들이 앞으로도 우리와의 평화공존을 거부하고 계속해서 남침 전쟁 노선을 추구한다면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면에서 파국을 자초하여 북한 공산 체제는 멀지 않은 장래에 결국 와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 공산 집단은 날로 크게 뻗어나는 대한민국의 국력으로 보나 막강한 자주 국방력과 철통같은 총력 안보 태세로 보나 그들이 꿈꾸는 전쟁 모험주의 시대는 이미 지나 갔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한반도의 어떠한 문제도 직접 당사자간의 양해나 합의 없이는 해결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아 남북 대화를 무조건 재계하고 남북 조절 위원회의 기능을 정상화시킬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4, 5년이 우리가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의 터전을 굳게 다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한 박 대통령은 『북한 공산 집단은 그들 내부의 심각한 권력 투쟁과 경제 위기를 일시적이나마 모면해 보려고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려 할 것이며 최악의 경우 또다시 남침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민족의 정신 전통을 오늘의 시대에 되살리는 새마을 운동과 깨끗하고 능률적인 국가 운명이야말로 우리가 세계 속의 한국으로 웅비할 수 있는 참다운 정신 혁명 운동이요 국력 배양을 촉진하는 활력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8·15 경축사-요지>
나는 남북이 무력 통일이 아닌 평화적 통일을 추구하자면 대화를 통하여 자주적으로 우리 동포끼리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최선의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이와 같은 우리의 평화 통일 정책은 이미 국제 사회에서도 적극적인 호응과 지지를 받고있다.
그러나 북한 공산 집단은 엉뚱하게도 소위 「남북 연방제」니, 「대 민족 회의」니, 또는「대미 평화 협정」 등 전혀 실현 불가능한 계략적 주장을 되풀이하여 대남 적화 전략을 위한 허위 선전만을 일삼고 있을 뿐 아니라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의 첫걸음이 되는 남북 대화마저도 일방적으로 교착 상태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러고는 우리에 대한 중상 비방과 대남 공작을 일층 강화하고 남침 지하 땅굴을 파내려왔는가하면 최근에도 우리의 군사 시설과 방비 태세를 정탐하기 위해 휴전선 이남으로 무장공비까지도 침투시키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비무장지대 내에서 우리측 초소에 대해 갑자기 집중 사격을 가해 오는 도발적인 만행을 저질렀으며 우리가 제의한 공동 조사 조차도 그들은 거부했다.
그러나 이제 북한 동포들은, 그들의 어떤 책략이나 허위 선전에도 더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지난 31년 동안 남과 북은 서로 상반되는 이념과 이질적인 체제, 즉 남한에서는 민주 개방 체제를, 그리고 북한은 공산 독재 체제를 각기 유지해 왔다.
그 결과 과연 어느 체제가 국민이 더 잘 살 수 있고 민족의 전통을 지키며 항구적인 번영을 이룩할 수 있는 우월한 체제인가에 대한 결론은 이미 났다고 나는 본다.
동포 여러분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8·15 광복 당시 우리 나라 경제는 전근대적인 산업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극히 빈약한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북한 공산 집단의 6·25 남침으로 그나마도 모든 산업 시설이 파괴되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는 자유 개방 체제의 바탕 위에서 국민 각자가 창의를 발휘하고 부지런히 노력해서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고도 성장을 지속했다.
특히 60년대 초부터 세 차례에 걸쳐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결과 이제 우리 경제의 자립 기반은 굳게 다져졌다.
그리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4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기간에는 그 동안 축적된 국력의 바탕 위에서 국민 보건 의료 시책을 확대하고, 산간 벽지와 낙도에 이르기까지 전화 사업을 완결하는 등 도시와 농촌의 구별 없이 모든 국민에게 번영의 혜택이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 복지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는 한편, 증산·수출·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탄탄한 자립 기반 위에서 국민 소득 1천3백 「달러」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그러하여 남들이 백년 이상 걸려 이룩한 근대 사회를 우리는 20년 내지 30년으로 단축시켜서 건설할 수 있다는 부푼 기대와 밝은 전망을 갖게 됐다.
그런데 오늘날 북한은 어떠한가 한번 살펴보자.
잘 아는 바와 같이 북한 동포들에게는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하거나, 마음대로 이사를 다닐 수 있는 자유조차 없으며, 종교는 물론 생각하는 자유조차 없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오직 우상 숭배를 강요하고 전통적인 가족 제도마저 파괴함으로써 남북간의 민족적 이질화를 심화하기에 광분하고있다. 심지어 그들은 우리가 제의한 성묘단의 상호 방문을 통해서 생전에 단 한번만이라도 조상의 묘를 찾아보고 싶어하는 이산 가족들의 간절한 소망까지도 일축해버렸다.
또한 그들의 온갖 허위 선전에도 불구하고 지금 북한 경제가 파산지경에서 허덕이고, 따라서 외채 상환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국제 사회에서도 빈축을 사고 있다는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것은 그 동안 북한 공산 집단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을 외면하고 모든 경제력을 군비 확장과 대남 공작에 소비했다는 또 하나의 뚜렷한 증거라고 하겠다.
나는 일찌기 외국의 식민 통치하에서 우리와 같은 경험을 가졌고 오늘날에는 우리와 함께 평화 공존의 이념을 추구하면서 자력 갱생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국가에 대하여 한반도 문제를 남북 당사자가 직접해결 할 수 있도록 북한측에 대해 남북 대화를 조속히 재개할 것을 종용하고,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국제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협조해 줄 것을 기대하고있다.
오늘날 전세계는 선진국이나 후진국을 막론하고 국가 발전과 인류의 행복 증진에 기여할 견실한 가치관의 재정립. 그리고 근면 성실한 근로 정신과 책임 협동에 바탕한 사회 기강의 재건 등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할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일찌기 신라가 삼국통일의 위업을 성취한 원동력이 화랑 정신에 있었다면, 우리가 분단원 조국을 평화적으로 통일할 수 있는 추진력은 바로 새마을 정신이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저력과 발전의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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