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임원 15명, 증권은 6명 감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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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해 실적이 저조했던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섰다. 영업 환경이 나빠짐에 따라 임원 등 인력을 줄이고 조직을 개편하는 방식이다.

 삼성증권은 11일 인력 감축과 지점 축소를 포함한 경영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사내방송에서 “증권업이 저성장·저수익 산업화하고 있어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온라인·모바일 거래가 늘어나면서 점포와 인력 운영에서 새로운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3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규모는 300~500명 정도다. 임원 수도 36명에서 30명으로 6명 줄인다. 비용 절감을 위해 임원도 해외출장을 갈 때는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타도록 했다. 100여 개인 점포도 대형 지점 중심으로 통폐합할 계획이다. 주식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연간 2000억원 정도였던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지난해(4~12월) 240억원으로 줄었다.

 금융계열사의 맏형 격인 삼성생명도 10일 조직개편을 하고 78명의 임원 중 12명을 퇴임시켰다. 임원 3명은 계열사나 자회사로 전보됐다. 지난해 12월 김창수 사장이 부임한 이후 4개월 만이다. 김 사장은 사내방송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효율적인 조직체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본부 숫자는 5개에서 4개로 줄이고, 전국의 고객센터는 자회사로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6500여 명의 직원 중 1000여 명은 자회사 등에 재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역시 당기순이익이 9000억~1조원 정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4~12월)엔 5863억원으로 축소됐다. 보험업계는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금융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카드는 “당분간 인력 조정이나 조직 개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일은 아니다. 생명이나 증권 모두 업종 전체 상황이 어렵다.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을 스스로 만드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배·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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