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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중심탈피…학술서적에 주력 활기 찾은 대학도서 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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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각 대학들의 도서출판 활동이 점차 활기를 띠고있다. 그동안 교과서 중심의 출판 활동에만 치중해오던 대학의 출판 활동이 교양 및 학술도서의 출판에도 눈을 돌려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서울대 출판부는 올해 개항 백년을 맞아 총63권에 이르는 「법학전서」와 64권의 「경제학전서」를 기획, 1980년까지 완간할 계획을 서두르고있다.
고대 출판부는 현재 영국 「옥스퍼드」대학과의 복사판 발간 계약이 거의 실행단계에 이르렀으며 연대출판부도 「학술총서」를 새로이 기획하고있다.
한편 이대 출판부는 『보은기우록』 등 5권의 영인본을, 성대 출판부가 「기본적 인권연구』 등을 발간할 계획을 세우는 등 각 대학이 교양학술도서 출판에 주력하고있다.
이것은 일부 대학이 교과서만을 주로 출판하고있는 실정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대학출판관계자들은 교과서 발행에 따른 이익을 모두 교양학술도서의 출판에 재투자해서 대학출판의 폭을 넓혀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교과서 발행에서 얻어지는 이익을 모두 대학 출판부 본래의 사명인 교양학술도서 출판에 재투자하고있는 곳은 서울대·연대·고대·성대·이대 등 몇 개 대학에 지나지 않는다.
벌써 15년 전인 61년6월에 설립된 서울대 출판부(부장 이동승)는 자가인쇄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지금까지 「학술총서」 39종(46권)과 「고서영인총서」 11종(75권) 등 주로 전문학술 도서를 발간하며 교양학부와 방송통신대학의 교과서를 공급해왔다.
서울대 출판부는 올해 「법학전서」와 「경제학전서」의 대기획 이외에도 세계 최초의 『청말개혁잡지종합색인』을 펴낼 예정이다.
이동승 교수는 『상업 출판사가 할 수 없는 일을 대학출판부가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대학출판부가 처해있는 현실을 정책입안자들이 좀더 깨달아 이제는 학문적 업적이 많이 나오도록 물심양면의 배려를 할 단계에 왔다』고 강조한다.
55년10월에 발족해 지금까지 「교양총서」 「행정학총서」 「국고총서」 등 모두 1백90여종을 발간해 온 연대 출판부(부장 이종영)도 올해부터 출판 활동에 깊은 열의를 갖고 「학술총서」 등 새로운 기획을 마련했다.
연대 출판부는 영역 『난중일기』 『임진장초』 등을 발간할 예정이며 『한국경제론선』 『한국민족주의 연구』 등 교양학술도서 발간에 힘을 쏟고 있다.
고대 출판부(부장 한만운)는 56년7월에 설립돼 「안암라이브러리」34권 「학술연구총서」6권 등 67종의 교과서와 l백30여종의 순수학술도서를 발간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그 시야를 넓혀 영국 「옥스퍼드」대학과의 계약으로 해외의 권위 있는 도서를 복사 발간할 예정이다. 「학술도서 간행조성비」와 「삼성문화재단」의 보조금에 힘입어 고대 출판부는 앞으로 30여종의 교양학술도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그동안 교과서에만 치중해왔던 이대 출판부(부장 정충량)도 올해부터 『한국여성의 지위』 등 교양학술도서에 주력할 예정이다. 성대 출판부(부장 한창규)도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강호가도의 연구』(최진원 저) 『기본적 인권연구』 등을 펴낼 계획으로 교양학술도서 출간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한편 서강대는 출판기구는 별도로 없지만 인문과연(소장 이보연)의 출간활동이 활기를 띠고있어 이미 『18세기 유럽의 사회와 문화』 등 9집 째 연구논집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들 몇 개 대학마저도 아직 재정문제로 허덕이고 있으며 교양학술도서 독자가 적은 현실에서 판매문제는 적지 않은 고심거리가 되고있다.
이종영 교수는 『외국 대학 출판부의 규모(일본 동경대학의 경우 해마다 l백50여종의 신간을 발행하고있다)와는 비교도 안 되는 우리의 현실이지만 계속 양서출판에 주력하면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고 내다본다.
대학 출판부의 앞날은 현재 안고있는 재정의 압박, 판매부진과 대학간의 알력을 어떻게 타개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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