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바 기구 해체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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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베를린29일AP·UPI종합】「유럽」공산당들 사이에서 탈소 독자노선의 경향이 명백한 가운데 29개국「유럽」공산당 대회가 29일 아침 삼엄한 경계망이 깔린『동「베를린」시「호텔」』의「황금의 홀」에서 동독 공산당 서기장「에리히·호네커」의 개회 선언으로 막을 올렸다. 각국 공산당들의 탈소 독자노선의 공식화를 뜻하는 이 대회에서 소련 공산당서기장「레오니드·브레즈네프」는 소련은 군사「블록」들에 의한 세계의 분할에 반대한다고 선언하고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와「바르샤바」조약기구의 동시 해체를 제의했다.
「브레즈네프」는 그 예비 단계로서 이양기구 내 군사기구들부터 해체시키자고 제의하면서 ①「유럽」에서의 병력 및 무기의 감축 ② 지중해로부터 미·소 핵함선 제거 ③전략무기제한회담(SALT) 재개를 촉구했다. 「브레즈네프」는 이어 모든 공산당의 1차적 과업은『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주장, 이 과업을 위해 공산당의 국제적 소속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각국 공산당은 자기나라에 적합한 전술과 전략을 채택할 수 있다고 선언, 「유럽」공산당들의 탈소 자주노선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국제 공산당의 운동에서의 소련의 지도권 주장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2년간 지연된 끝에 열린 이 회의에서 매우 격렬한 어조로 연설한「브레즈네프」는 중공이 세계 3차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1시간에 걸친 연설에서「브레즈네프」는 중공의 모택동 일파들인『노골적으로 대전 준비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소련이 서구를 치기 위해 무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중공측 주장은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일축, 이 같은 주장은 타국간에 싸움을 붙여 그 사이에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소련이 세계의 군사「블록」화를 원치 않는다고 강조한 그는 그러나 미국과「나토」의 군사력이 지난 5년간 두배 이상으로 증강되어「유럽」대륙이「화약통」내지는「핵 저장고」속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 이 화약고를 제거하기 위해 두 군사「블록」의 동시 해체를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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