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공문사건으로 농수산부 한때 법석|악덕 체납자「블랙리스트」작성 엄한 경고|"화재위험 적은 철강업 부보액 너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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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마늘을 빨리 팔도록 하라』는 가짜 공문사건으로 농수산부는 한때 이를 해명하느라고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경찰로부터 사전 현황을 보고 받은 최각규 농수산부 장관은 한때는 어이가 없다는 식이었지만 곧 각 도지사에게 사실무근임을 긴급 타전하고 그러한 사기행각에 속지 않도록 읍·면장에게까지 소상히 알리도록 지시.
이와 함께 최 장관은 범인을 하루속히 체포하여 그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요청하면서 범인체포에 10만원의 현상금까지 걸었다는 것.
최각규 농수산부 장관 명의로 되어있는 가짜 공문 내용은『한국 마늘의 수출길이 막혔다. 2개월 뒤면 마늘가격이 접당 6백∼7백원으로 내려간다. 20일부터 30일 사이 마늘을 시장에 빨리 팔도록 하라.』
요즘 종합소득세 고지서에 대한 항의문의가 빗발치듯 들어오자 고재일 국세청장은 세무서의 잘못도 있지만 남모를 고충도 많다고 하소연.
즉 종합소득세가 금년부터 실시되어 모든 세금이 주소지로 과세되는데 우선 주소를 확인하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니라고. 아직까지 행정구역이 정비 안돼 같은 번지에 1백 가구는 보통이고 심하면 5백 가구까지 거주하는데가 많다고.
또 납세의무자가 정확한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음은 물론 세무관서용 봉투로 고지서를 발송하면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세무공무원이 찾아가도 가정부를 내세워 면회를 안 시켜주는 일이 허다하고 심지어는 개까지 풀어놓는 집도 있다고 한다. 고 청장은 이러한 비 협조자에 대해선「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단단히 세금을 매기겠다고 시퍼런 경고.
철강업계는 그 시설구조의 특수성으로 보아 화재발생의 위협이 전혀 없는데도 부보액 산정은 엄청나게 높다고 지적,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철강협회가 3월과 5월 두 번에 걸쳐 관계당국에 제출한 건의서에 따르면 일신제강 등 10개 회원사의 부보액만 해도 6백50억원이 넘으며 1년에 납부되는 보험료는 3억2천 만원에 달해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
철강업계의 시설 중 8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기계설비는 그 대부분이 인화성이 전혀 없음에도 일반건물과 같은 보험료를 부과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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