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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김용환 재무장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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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벽엔 각종 도표와「그래프」가 꽉 차있고 책상 위엔 소형 전자계산기가 놓여 있다. 항상 만점주의를 지향하는 김용환 재무장관은 크고 작은 일을 직접 구상하고 독려하고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다. 일에 욕심이 많고 외곬으로 파고든다. 나라의 돈주머니를 억척스럽게 챙기는 살림솜씨는 짜기로 소문나 있다.
-경기도 좋아지는데 돈을 너무 풀지 않는다고 해서 원성이 높습니다. 긴축정책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입니까?
▲돈은 본래 여유 있게 쓰는 것보다 부족하게 느끼면서 빠듯이 써야 합니다. 물론 긴축을 계속하니 어려운 점도 많겠지만 안정기조의 정착화와 국제수지의 개선을 위해선 반드시 겪어야 할 고통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금년 중에「인플레」심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돈이 많으면 물가가 올라간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긴축을 한다고 해서 기업활동에 지장을 줄만큼 돈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꼭 필요한 돈은 이제까지도 잘 가려서 쓸 만큼 내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러나 돈이 넘쳐서 안정기조와 국제수지를 위협하는 사태는 없어야겠읍니다.
-통화를 줄이려면 저축을 늘려야 하는데 금리를 올릴 생각은 없습니까?
▲금리는 절대적인 수준보다, 예금자가 어느 정도 실질보상을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그냥 금리수준을 높이는 것보다. 물가를 안정시켜 더 높은 보상을 돌아가게 하는 것이 소망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물가도 차차 안정되어 연율 10%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았읍니까? 이 기회에 조금만 더 분발하여 물가안정의 터전을 확고히 다져야 합니다.
-세제개혁은 거의 마무리 되었읍니까? 특히 봉급자는 기대가 큽니다.
▲6월말까지 재무부 안을 매듭짓고 7월부터 관계부처 및 여당과의 협의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그런데 세금은 앞으로 더 거둬야합니다. 경제개발도 계속하고 국방력도 강화하려면 전체적으로 조세 부담율을 높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납세자가 세금의 무거움을 느끼지 않도록 부담의 형평을 기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세금에 대한 불평은 항상 부담의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중산층엔 연초 대통령께서 천명하신 대로 부담을 중점적으로 많이 경감할 계획입니다.
근로소득에 대한 세율인하는 물론이고 저소득층에 대해선 회사에서 주는 학자금·의료비·휴가보상금에 대해 세금을 안 매기도록 하여 복지 후생적 요소를 가미하겠읍니다.
물론 세금을 내는 입장에선 미흡하겠지만 정부재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근로자들도 나라살림의 어려움을 생각하여 좀더 참아 주셔야겠읍니다.
-그 말을 들으니 또 쥐꼬리만큼만 세금을 내려주는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됩니다.
▲두고 보십시오.저는 체구는 작지만 가끔 손은 크다는 말을 듣고 있읍니다. <글 최우석 기자 그림 정운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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