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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특파원|조세형 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한미간을 왕래하고 있다. 지금 한-미간의 혈맹관계가 당연한 것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한국인으로서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미국에 관하여, 그리고 한미관계에 관하여 제나름대로의 견해를 갖고 있고, 또 안다고 자신하고 있다. 작년 4월 월남의 불행한 사태이후 미국정치에 대해 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줄었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세계의 다른 어떤 나라에 대해서 보다 지적이거나 감성적이거나 미국에 대해 친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미국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미국정치론」「미국외교제도론」등 대학강좌들도 있는 그대로의 미국을 알려주는 데는 부족하다. 미국정치의 생 동상-그것이 국내정치이건 대외정책이건-은 이론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의 장을 지배하고 있는 대소 인물들의 복합적인 조직과 집단심리의 혼합 속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의『워싱턴특파원』은 한미관계에 관한 입문서인 동시에 「데탕트」시대 미국대외정책의 생 동상에 관한 결정판이라 하겠다. 저자 조세형씨는 68년부터 74년까지 미국서 일했는데, 다시 말해서「닉슨」을 맞이하러 가서 「닉슨」을 보내고 귀국한 셈이다. 미국의 「데탕트」정책과 월남전쟁 처리, 중공과 북괴의「유엔」등장 등 미국대외정책의 격동기를 한눈으로 보고 정리한 것이 이 책이라 하겠다. 결코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았던 격동의 미국외교의 생 동상을 다시 되뇌게 하는 역서다.
박봉식<국제정치학·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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