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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청자 너무 무시당하고 있다"|「유네스코」서 보다 나은 방송 위한 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김규택)는 28일부터 3일간 전남광주관광「호텔」에서 우리 나라 TV가 안고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처방의 모색을 시도하는 『보다 나은 방송을 위한 세미나』를 갖는다. 이 「세미나」에는 정책당국자·규제심의관계자·방송국실무진·학계 등 관계인사 50여명이 참석, 전체 및 분과토의를 갖는다. 「이념적인 측면」 「제도적 측면」 「규제적인 측면」 「프로그램 측면」 「경영·광고적 측면」 「사회·문화적 측면」 등 발표될 주제를 중심으로 오늘의 TV의 문제점과 그 개선방향을 알아본다.
한국의 TV가 안고 있는 문제는 우선 그것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방송정책의 빈곤에 있다(이상회·연세대신방과 교수).
일제가 그들의 식민지정책을 옹호하기 위해 택한 국영방송제를 해방 후 그대로 도습했으며 TV의 경우 국영에서 공영으로 운영방식을 변경하고, 또 민간상업방송을 허가하면서 그 장단점을 분석하지 않고 선진국(미국이나 일본)의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했다. 이는 그 제도에 숨어있는 정신이 아닌 형식만을 모방한 셈이다. 그 결과 제도의 정신과 운용사이에 마찰을 빚고 정치적 상황이 바뀔 때마다 방송의 목표와 목표달성을 위한 방법으로서의 방송정책은 수정되어 왔다.
말하자면 기본방향이 설정되지 않는 상태서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이, 창의성보다는 준율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과 관련, 이념적인 측면에서 그 공공성이 크게 문제되고 있는데 그 큰 이유는 이윤추구에 급급한 상업방송의 양면성과 공공방송이면서도 정당이나 특수권력단체의 권익 옹호에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있다.(김규·서강대신방과).
규제 면에서 문제점을 지적한 최창섭 교수(서강대·신방과)는 매체자체가 자기 통제와 자체평가를 통해 외부통제를 줄여야한다고 전제하고 관계법이나 외부의 영향력 있는 기관의 난맥도 정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그램」측면을 다룬 손룡 교수(중앙대신방과)는 TV「프로그램」이 연예오락에 치우친 원인은 비실용적인 시청자의 방송추구 행동에도 원인이 있지만 한편으론 이런 시청자의 시청행동에 무비판적으로 방송국이 영합한데도 있다고 밝혔다.
손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TV를 접촉하는 이유는 『심심하기 때문에』가 52.3%로 압도적으로 많고 가족 성원 중 접촉도가 많은 것은 어머니(30.2%) 아들(18%) 딸(16.2%) 순이며 「채늘」권자의 교육정도는 고졸(45.2%) 중졸(39%) 대졸(7.7%), 생활정도는 중상이 45.2%, 중이 41.6%.
이에 「프로그램」별 방송량과 시청률이 비례하고 있다는 점(예 74년 「버라이티·쇼」방송량이 20.8% 때 시청률 14.8%, 75년 방송량이 10%로 줄어듬에 따라 시청률은 9.5%로 떨어짐)을 볼 때 시청자는 주체적으로 매체에 접근하고있는 것이 아니라 매체 앞에 「무작정 던져진 상태」며 이에 방송국들이 영합하고 있다는 것.
이와 같은 상황에서 보다 나은 방송이 나오기 위해서는 ①당국의 일관성 있는 방송정책의 수립과 정책수립기관의 조직(이상회) ②각 방송국의 심의실 강화 및 「피드백」작용의 강화 (김규) ③방송법의 개정을 통한 규제기관과 자율기구를 분리, 그 운영을 엄격히 할 것(예를 들면 자율기관인 방륜의 경우 각 방송국대표가 윤리위원으로 돼있어 그 중립성이 애매하고 최근엔 규제기관의 기능을 하고있다)(최창섭) ④시청자들이 무선호적 상태서 벗어나 「프로」제작에 영향을 주는 압력단체의 이용(김규) ⑤각 방송국의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난 제작태도와 「프로두서·시스팀」의 도입(김·이)등이 제안되었다. <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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