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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안보협정, 연례행사로 그쳐선 안된다-김홍일<전 신민당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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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합의사항은 실천돼야>
한미방위협정에 의거해 한국방위를 더욱 완전히 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한미안보회의는 해마다 변천되는 소련 중공 북괴 등 주변국가경세를 검토하고 그 대책을 강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회의를 통해 우리는 특히 북괴의 정책방향과 군사력증강 및 그 동향을 분석 검토하여 만반의 대응책을 완비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안보를 위하여 참으로 중요한 회의다.
그런데 지난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여기서 결정된 것이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어서 걱정이다. 아무리 훌륭한 대비계획이라도 실행되지 못한다면 무슨 가치가 있으며, 또 어떻게 효력이 발생할 것인가7

<군원 삭감 한심스러운 일>
1975년까지 새 장비를 도입하여 한국군을 완전 현대화한다던 계획은 그 후 군원 삭감으로 당초 계획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2개년이나 연장하게 되었다. 다행히 북괴가 망동을 하지 않았으니 말이지 불행하게 군사행동이라도 취하였다면 방위계획상 얼마의 차질이 생겼을는지 모를 일이다. 하물며 아직도 거의 2년이라는 세월이 걸러야 신장비계획이 완성될 것이라니 안심할 수가 없는 일이다.
북괴는 경무기는 물론 대포, 전차, 잠수함 등을 자체 생산하는 이 때 한국방위에 대하여 조약상의무까지 지고있는 미국이 이와 같이 소걸음만 걸어서야 되겠는가. 더욱이 최근 하원에서 「프레이저」의원 같은 사람은 또 정부의 대한군원안을 대폭 삭감하려는 수정안까지 제출하였다니 더욱 한심한 일이다.

<국군현대화 적극 지원을>
미국은 2차대전말 중국에서 현실 미봉적 고식정책 때문에 중국대륙을 공산당에 넘겨주었고, 그 후유증으로 일어난 6·25동란에서는 다가온 승리를 포기했고, 인지전에서는 비극으로 끝을 맺고 말았다. 이만하면 반성할 시기가 되지 않았는가. 더욱이 최근의 「앙골라」사태에서 큰 소리만 하고 실력행사를 못하다가 결국 「쿠바」같은 소국에 수모를 겪고 위신을 떨어뜨리고 맡았다. 「쿠바」와 같은 소국도 공산국가이기 때문에 실력행사 없이 큰소리만으로는 효력이 없는 것이다. 하물며 북괴와 같이 김일성 유일사상으로 무장되어있는 전체주의 공산국가로서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적에 대하여 우리는 일분초라도 방심할 수 없으며 그 도발에 대하여 즉각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강대한 실력의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안보회의에서는 한국군현대화 기한을 단축 실현할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해야 할 것이며, 미군주한문제는 국제적 혹은 기타 방법으로 북괴가 남침기도를 포기하였다는 확실한 보장이 설 때까지 계속할 것임을 명백히 해야할 것이다. 또 금후 한국군이 새로 필요로 하는 신무기는 군사차관에 의하여 구입하도록 하는 것 외에 한국에서도 필요한 무기를 연구 개량 발명 생산할 수 있도록 군수산업육성을 위하여 우리는 미국의 재력과 물력 기술을 적극 지원 받을 수 있는 방도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균형 깨어지면 전쟁위험>
자고로 전쟁이란 양개 상봉국의 세력균형이 유지되는 한 일어나지 못하고 이 힘의 균형이 깨어질 때 침략자 편에서 도발하는 것이며 또 현대전은 진보 발달된 무기에 의하여 속전속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북괴가 최근 수년간에는 군사력 증강을 도모하는 외에 국제외교에 현저히 진출하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이익이 한반도의 평화유지에 있다고 볼 때 인지반도에서와 같은 과오를 재범하여서는 안될 것이며 한국의 안보는 동북아평화유지의 관건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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