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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총장과 여 장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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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소르본」대학은 7백년이 넘은 역사를 깨고 「일텐·아르웨이예」여 교수를 총장 자리에 앉혔다. 「프랑스」 최고의 상아탑의 정상에 여성이 올라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 서구에서는 여성이 교수직에 오르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기록으로는 14세기에 「노벨라·단드리아」가 「볼로냐」 대학교수가 된 것이 처음이다.
너무나 미인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필기를 잊고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래서 「커튼」으로 얼굴을 가리고 강의를 했다고 한다.
이때와 비기면 여성의 지위는 엄청나게 높아졌다. 여성을 보는 눈도 크게 달라졌다. 특히「프랑스」 사회의 「페미니자시옹」(여성화)은 눈부신 바가 있다.
지금 「지스카르·데스텡」 정부에는 여성 각료가 4명이나 있다. 지난 1월에 신설된 대학 담당각 외상에도 「아리스·소니에세이테」 여사가 등용되었다.
이 여사도 40세에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여성 학생부장 자리에 오르고 이미 대학 학장 격의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런가하면 얼마 전에는 또 「발래리·앙드레」가 「프랑스」 삼군을 통해 처음으로 여성 2성 장군이 되었다.
여성 장군을 상상도 하지 못했던 탓으로 「프랑스」어 에는 장군이 된 여성을 부르는 경칭이 따로 없다. 하는 수 없이 「마담·르·제네랄」이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앙드레」여 장군은 군의 대위로 「베트남」에 종군했고, 「알제리」전쟁 때에는 낙하산 강하 21회, 적중 비행 4백96회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녀 자신 『6년간이나 대령 노릇을 했으니까 별로 놀라지 않았다』고 담담히 소감을 말했다 한다.
이렇게 보면 이제는 군·관·민의 정상에 골고루 여성들이 올라앉은 셈이다.
일부에서는 지난번 선거 때 여성표의 덕을 톡톡히 본 「지스카르 데스텡」대통령이 여성들에게 추파를 던진 격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지난 몇 햇동안 서구 사회를 뒤흔들던 여성 해방 운동의 물결을 잘 탄 덕분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소니에세이데」대학 담당상이 이례의 승진을 거듭 할 수 있던 것도 이 때문이라 볼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녀 자신은 『여성이라 해서 일할 때 곤란을 느껴 본 적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제 실력으로 올라왔다는 자신이 엿보이는 말이다.
「엘롄·아르웨이예」 총장의 경우는 더욱 당당하다. 그녀는 「비잔티움」 문명사가로도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다. 또 70년에 부총장이 된 다음부터 그 행정력을 높이 평가받아 왔다. 또한 「소르본」총장직은 관선이 아닌 것이다.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여성도 남성과 어깨를 겨눌 수 있다-. 이렇게 말한다면 여성 운동자들의 귀에는 거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프랑스」의 「페미니자시옹」은 좋은 본을 보여주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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