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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는 인간에 시인의 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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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세계의 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시인대회(World congress of poets)가 미국 독립 2백주년 기념행사 가운데 하나로 오는 6월 23일부터 5일간 미국 「볼티모」시에서 열린다. 「헝가리」의 망명시인 「제노·플라티」 박사를 의장으로 한 이번 제3차 세계시인대회 집행위원회는 이 대회에 참석할 미국 안의 각 주 시인 1천명과 99개국 시인 1천명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모윤숙(한국현대시인협회 회장) 조병화(경희대 교수) 유경환(언론인) 신동춘(한양대 조교수) 김재현(경희대 강사) 성기조(중앙대 강사) 김량식 씨 등 7명의 시인이 초청되었다.
3년마다 열리는 세계 시인대회는 1차가 6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2차가 자유중국 대만에서 각각 개최되었는데 3차 대회에 참석하는 모윤숙·조병화 씨 등 한국대표들은 79년의 제4차 대회를 한국에 유치하는 운동을 펼 계획으로 있어 그 실현성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들의 세계시인대회 한국유치계획은 이미 1차대회의 의장이었던 「필리핀」의 「아마드·유존」 박사와 2차대회 의장이었던 자유중국의 종정문 시인의 후원 언질을 받았으며 세계시인협회 회장인 인도 시인 「그리시나·스리니바」씨의 주선으로 김재현씨가 이번 대회 의장인 「들라티」박사와 교섭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우리 나라는 작년 인도에서 개최된 「아시아」 시인대회에서 제2차 「아시아」 시인대회 (78년)의 한국유치를 성공시킨바 있는데 제4차 세계시인대회의 유치도 성공하는 경우 70년대 후반 우리 나라 문단의 대성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의장 「플라티」 박사는 초청장이 동봉된 「메시지」를 통해 『시인은 전쟁에 의한 무의미한 살인행위를 혐오한다. 시인은 또한 모든 인간이 굶주리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고통을 당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하고 『이번 제3차 세계시인대회는 인간의 이 같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시인의 꿈과 희망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3차 세계시인대회의 주제가 『현대시의 본질과 새 가능성』으로 되어 있지만 분과 주제로서 『시와 사회』가 마련된 것은 「플라티」 박사의 「메시지」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회는 시 낭독과 「심포지엄」의 두 가지 행사로 진행되는데 「심포지엄」의 주제는 『시와 사회』 외에 『시와 시의 새로운 언어에 있어서의 명예와 영광』이 있다.
이 대회에 참석하는 시인들은 주제에 알맞은 단시 2편(50행 이내)과 이 대회의 의의에 관한 짤막한 「메시지」(3백 단어 이내)를 내도록 되어있다.
이 대회에 참석할 우리 나라 대표시인 7명은 제4차 대회의 한국유치운동 준비를 위해 6월초순 현지로 떠날 예정이다. <정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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