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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적 위치…「브라질」의 외자업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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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브라질」경제를 말할 때 외자의 역할은 엄청나게 크다. 중남미제일을 자랑하는 「브라질」공업이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자동차·기계·조선·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분야에서 외자기업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있다. 따라서 외자업체가 생산활동을 정지하는 날에는 「브라질」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톱니바퀴가 어긋나 틀림없이 감속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파울루·필레르메·마르틴스」가 쓴「베스트셀러」 『「브라질」하루의 생활』이란 소책자에는 「브라질」사람들이 매일같이 수많은 외국회사 제품의 홍수 속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브라질」사람들은 우선 아침에 눈을 뜨면 미국계 제약회사인 「브라질·존슨·앤드· 존슨」회사제품의 「테크」치약과 칫솔로 이를 닦고 「브라질·질레트」사의 안전면도로 면도를 하고 「브라질·게시·레비」회사의 상표가 붙은 비누로 세수를 한다.
아침 식사는 영국계 제분회사의 밀가루로 만든 빵으로 때우고 「오티스·브라질」 또는 「쉰들러·브라질」회사가 만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를 나선다.
또 「메이드·인·브라질」이긴 하나 서독의 「폴크스바겐」자동차를 타고 직장에 간다.
이상은 단편적인 예에 불과하지만 담배를 보더라도 미국의 「팰맬」 「맬버로」에서 「세인트·모리츠」 등등 외국회사 제품이 수두룩하다.
「브라질」의 외자도입은 이처럼 다른 개발도상국처럼 그렇게 배타적이 아니었고 외국투자가 「브라질」경제발전에 부응하는 것이라면 별다른 차별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는 지역개발과 산업발전을 위해 선별적 도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 같은 방향전환은 「브라질」경제의 「기적」을 가져온 자신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고 또 경제자립이란 관점에서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더 자주 인용되는 「브라질」의 유명한 『「브라질」경제연구소』가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 70년부터 74년 사이 외자가 차지한 비율은 「브라질」의 민간부문 투자총액의 무려 26∼38%나 점하고있다.
이를 연도별로 보면 70년 26·1%(23억「달러」), 71년 27·9%(29억「달러」), 72년 29·3%(34억「달러」), 73년 34·1%(46억「달러」), 74년 38·5%(60억「달러」)에 달한다.
74년말 현재 「브라질」의 외국민간투자 잔고를 국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미국이 20억 「달러」(33·6%)로 단연 수위를 차지하고있고 다음이 서독 7억「달러」(11·8%), 일본이 세 째로 6억「달러」(10%)의 순이다.
지난해 「브라질」의 외자총액은 70억「달러」(추정)에 달했고 76년에 「브라질」이 필요로 하는 외자는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있는 국제수지적자로 말미암아 약 8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74년 「브라질」의 총자본투자 1백85억「달러」중 민간부문은 84·3%인 1백56억「달러」에 달했고 정부부문은 15·7%인 29억「달러」였다.
한편 「브라질」의 가장 권위 있는 경제전문지「비종」이 조사·선정한 「브라질」의 1백 개 대기업을 소유형태별로 보면 74년 현재외자업체 27개, 국영업체 45개,「브라질」 민간기업 28개의 분포다.
지난 68년엔 외자업체가 37개를 차지했으나 그 동안 「브라질」정부가 철도·전신 등 굵직한 업체를 통합, 발족시켰기 때문에 줄어들었다.
수익성에서도 외자업체는 국영기업의 거의 2배에 달하고 판매고에선 무려 42·4%를 차지하고 있다. 부문별 소유내용을 보면 외자기업은 거의 제조부문에 집중돼있다.
이상에서 보는바와 갈이 「브라질」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기업은 외대업체임이 분명하고 이것은 경영기술이 그만큼 짜임새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처럼 외자업체가 「브라질」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브라질」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가는 종종 문제가 된다.
「브라질」은행 「칼몬·데·사」총재에 의하면 75년도의 국제수지적자는 69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외자업체는 제품생산을 위한 자본재 수입만 하고 수출에는 별로 기여하는바가 없다는 것이다.
「브라질」에 있는 외자기업의 지점 도는 자회사가 가지고 있는 대외채무는 「브라질」전체대외채무의 20%인 38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해 10월 「브라질」연방하원의 다국적 기업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브라질」안의 다국적 기업자회사가 본사에 보내는 송금은 연간 최고 투자액의 27%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4년 이내에 자본회수가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송금은 보상의 5%로 제한하는 동시에 연간 투하자본의 10%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상파울루=허준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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