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관심 높아진 향토사 연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각지방의 역사와 정치·경제·사회·인물·문화재 등 지방문화를 종합적으로 정리, 체계화하는 향토문화연구가 시·군의 문화원에 의해 집중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말까지 이 같은 연구결과로 나온 향토지만도 강릉-명주지를 비롯, 김천시지·문경군지·고흥사진향토지·충청북도지·서산 군지·원주-원성 군지·강화사 등 8권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 사륙배판 크기에 7백∼8백「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인 향토지들의 특징은 ①해당지역의 역사를 이조·일제침략기·현대로 나눠 기술하고있다는 점 ②해방 후 현재까지의 경제·정치의 상황변동과 관련화보의 수록 ③인물·문화재 등 향토문화의 소개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조 때 만들어진『동국여지승람』이후 뚜렷한 지방사 관계정리가 없었던 만큼 그 속편적 성격도 강하게 가지고있다.
향토문화연구가 활발해진 이유에 대해 전국문화원연합회 허찬종 사무국장은 ▲중앙학자들이 지방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는 점 ▲지방문화원을 중심으로 지방인사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자각 ▲74년부터 시작된 문예진흥정책의 재정적·심리적 영향 등을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 향토지들이 올바른 자료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수준향상이 시급하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솔직한 견해. 특히 지방사를 전문으로 하는 학자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향토연구에 정열을 쏟는 종사자들의 대부분은 해당 지방출신 전직 교직자들로 역사·정치·경제 방면의 전문학자는 태무한 실정이다. 이밖에 연30만원이 안 되는 지방문화원에 대한 정부측의 보조도 문제라는 것이 문화원 당국자의 지적이다.
이 같은 지방문화연구의 어려움에도 불구, 개항 1백년이 되는 금년 강화문화원이 출간한『강화사』는 본격적인 지방사로 평가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화도에 대한 역대기록의 발췌는 물론 역사학계의 연구성과를 망라하고있다.
특히 신미양요부분에서 현재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사진7장을 공개하고 있다. 강화문화원 김재수 원장이 최서면씨(동경한국문화원장)로부터 입수한 이 사진들은 ▲미 해군이 탈취한 조선군 사령관의「수」자 깃발을 함 상에 게양한 광경 ▲미 군함 위에 있는 조선인포로의 모습 ▲고종과 강화유수의 친서를 전달한 조선인 연락관 ▲미 군함「팔로스」호와「알래스카」호 ▲「로저즈」제독과의 작전회의 모습을 포함하고 있다.
이 사진들을 검토한 국사학자 이선근 박사 (동국대총장)는 당시 미 해군성이 최초로 촬영반을 편성, 「아시아」함대에 동승시켰다고 밝히고 그때 찍었던 사진의 일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양요관계 사진은 대부분 미 해군 잡지『스택』에 소개됐으나 탈취한「수」자 깃발을 게양한 모습, 조선인 포로의 모습 등은 보지 못했던 귀중한 사료라고 평가했다. <임연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