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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2천6백99개교|중졸 이상 절반이 사학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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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세간에는 위기에 처한 사학의 장래에 대해 걱정하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인건비가 모자란다』『우수교원학보가 어렵다』는 등 운영론에서 사학의 특성이 없어졌다』는 등 존립가치회의론에 이르기까지 사학관계자들의 짜증 어린 푸념이 가실 날이 없다. 올들어 각급 학교의 수업료가 3월부터 25∼50%까지 올랐으나 중견교원이 많은 명문사학과 학생수가 적은 영세사학의 운영난은 오히려 심각해졌다는 것. 멀리 고구려의「경당」(서당), 고려·이조의 서당을 거쳐 근대적인 의미의 사학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오면서 많은 업적을 남긴 사학의 운영실태는 과연 어떠하며 그 원인과 대책은 무엇일까. 교육정상화를 위해 그 내부를 진단해본다.
현재 전국의 사학은 유치원∼대학원까지의 학교수가 2천6백99개교, 교원수가 5만6천1백여명, 학생수가 1백92만3천8백여명­. 7백87개 학교법인이 이를 운영한다.
국·공립을 포함한 전체교육기관에 대한 사학의 비율은 ▲학교가 전체(1만9백39개교) 의 24.7% ▲학생이 전국(9백23만6천여명)의 20.8% ▲교원이 전국(21만3천5백여명)의 26.3%.
이 가운데 중동(각종 학교동 포함)과 고등교육기관(각종학교·전문학교동 포함) 중 사립의 비율은학교·학생·교원수가 국·공립과 맞 먹거나 다소 앞서고 있다. 그 비율을 학교별로 보면 ▲학교수는 중학47, 고교 55, 대학 68, 특수학교가 80% ▲학생수는 중학 43, 고교 59, 대학 69, 특수학교가 70% ▲교원수는 중학 44, 고교 56, 대학 61, 특수학교가 71%(별표 참조).
사학이 우리나라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유치원과 국민학교를 포함한 경우엔 20%선에 불과하지만 이를 제외한 중학이상을 볼 경우엔 50% 선을 넘을 만큼 대단히 높다. 즉 중학 이장의 교육을 받은 사람 가운데 절반 가량이 사학출신이라고 할수 있다.
중·고등교육기관중 사학이 차지하는 이같은 비중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 않게 높은 편이다. 각 일본이 11%(16.3%)에 불과하다.
또 고등교육기관의 경우는 미국이 64.4%(34.5%), 서독은 11.8%(0.8%) 밖에 안 되고 일본이 74.3%(73.9%)로 우리나라 보다 다소 높다.
이처럼 중·고등 교육의 절반 가량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2천6백99개 각급 사립학교의 시설을 현 싯가로 환산하면 무려 6조3천4백75억2천여만원(사학재단연합회 조사) 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문교예산(76년 기준) 의 40년 분을 훨씬 넘는 거액이다.
양적인 면과 함께 정신면에서도. 사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한말의 사학은 개학운동에 앞장서면서 일제 때엔「교육구국」을 건학정신으로 하여 민족독립운동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해방 후엔 폭발적인 교육수요증대로 확실한 건학정신도 없이 많은 사학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사학의 전성기가 됐지만「학원기업」또는「학월모리」라는 비난을 받는 사학도 없지 않았다.
근래는 사학의 정비기로 양적인 팽창이 규제되고 질적인 내실화가 강조되고 있으나 중학무시험제와 고교 무시험제 등 갖가지 제도 변경에 묶여 급기야는 운영면에서 거다란 시련에 맞부닥치게 되었다. <오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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