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익 저 동아사의 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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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동「아시아」의 역사와 전통을 중심으로 한 사론과 이에 준하는 글들을 모은 것이다. 저자에게는 이미『동「아시아」의 역사상』이란 사론집이 있으므로 이것은 저자의 둘쨋번 사론집이 되는 셈이다.
저자인 고병익 교수(동양사·서울대)는 재·학식을 겸하여 갖춘 사학가다. 그의 뛰어난 재능이 넓은 지식과 높은 식견을 얻어 출중한 업적을 낳게 하였다. 이 사론집은 저자의 그러한 특색을 오히려 전문적인 논문들보다도 더 잘 드러내고 있다.
우선 저자의 박학다식이 도처에 드러나 있다. 중국사 뿐 아니라 만주사나 몽고사·일본사에도 언급하고 있고 또 상당한 분량을 한국사에 할당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모든 시대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하고 또 정치사·외교사·사상사·사학사 등 넓은 분야에 걸쳐 언급하고 있다.
뿐 아니라 저자의 높은 식견이 건전한 양식에 바탕을 두고 모든 행·론에 드러나 있다. 그러므로 저자의 박학다식은 결코 산만한 지식의 집적이 아니다. 따라서 독자는 이 책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높은 교양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①전통과 사상 ②근대화와 민족주의 ③대륙에 족 적을 남긴 인물 ④동아학의 세계 ⑤전적과 사료 ⑥연구서의 소개 등 여섯 편으로 나뉘어 편집되어 있다.
이 여섯 편중 앞의 셋은 사론적인 성질의 것이고 뒤의 셋은 학계의 동향과 사서를 소개하는 것이다.
한국사를 포함한 동양사에 관한 기초적인 교양서를 얻기 어려운 오늘 이 책의 출현은 시의에 적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기백 (한국사·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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