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한 인간 지향의 생활 불교|26일로 창시 60주 맞는 원불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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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는 26일은 원불교 창립 60주년 기념일이다.
생활 불교를 종지로 하여 착실한 성장을 지속해온 원불교는 건전 신흥 종교의 한 표본이
기도 하다. 원불교는 교조 소태산 (본명 박중빈) 대종사가 대각을 이루어 교단을 창시했다.
바로 그날을 「대각 개교절」로 정해 헌축하며 각종 경절 행사를 벌인다.
특히 이번 창립 60주년 대각 개교 경축 기간 (26일∼4월25일)에는 각 교구별로 경축 대법
회, 성가 발표회, 체육 대회, 국군·교도소·나환자촌 위문 등 경건하고 다채로운 행사들을
갖는다.
서울 교구는 4월17일 저녁 종로 교당에서의 사상 강연회를 비롯해 경축 대법회 및 성가
발표회 (4월18일 상오 10시30분·문화 체육관) 등을 가질 예정.
한편 「뉴요크」 원불교 지부에서는 세계 각국 원불교 교도 대표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
제 수련 대회를 개최한다. 우리 나라서는 교역자 및 교도 대표 40여명이 참가할 예정으로
출국을 서두르고 있다.
대회에는 한국·미국·일본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교도들이 주로 참가한다는 것.
원불교는 1819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난 소태산 대종사가 수도 고행 끝에 1916년3월26일
대각, 개교했었다. 광대하고 원만한 인간이 되자는 일원상에 종지를 두고 있다. 둥근원 (○)
으로 표상되는 원불교의 종지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신앙을 떠나지 않고 천지·부모·동
포·법률의 사은에 불공으로 보은하며 자력 양성·지자 지위·타 자녀 교육·공도자 숭배의
사요를 실천해 복락의 길을 닦자는 뜻이다.
또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하고 정각 정행, 지은 보은, 불법 활용, 무아 봉공의 사대 강령을
수행하여 원만한 인격을 양성하자는 것이 원불교의 최대 수행 목표다.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다. 이 가운데 생멸 없는 도와 인과응보 되는 이
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뚜렷한 기틀을 지었다』는 것이 소태산 대종사가 크게 깨달은 진리
의 경지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표어를 내걸고
적극적인 포교에 나섰다. 먼저 고향의 동지들을 모아 저축 조합을 만들고 금주 금연을 실행
하며 10여 정보의 간척지를 개간, 경제적 기반을 다졌다.
1924년에는 교단 본부를 현 원불교 총부가 있는 전북 이리시 신용동으로 옮기고 6만여평
의 황무지를 개간해 가며 교세를 확장해 나갔다.
원불교라는 교명은 1945년 소태산 대종사의 뒤를 이은 송정산 대종사가 종래의 「불법 연
구회」를 개칭한데서 비롯됐다. 원불교를 오늘의 반석 위에 올려놓기까지에는 송정산 대종
사의 공이 적지 않았다.
그는 국가가 발전하려면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면서 46년 유일 학림 (현 원광대)을 창립하
는 한편 교화·교육·자선을 교단의 3대 목표로 내세우고 한글 보급 운동에 정열을 쏟기도
했다.
호남 일대를 배경으로 착실히 성장해온 원불교는 교리 면에서는 불교와 다를 바 없지만
의식면에서는 복장·성가·기도 등 기독교 의식과 비슷한 점이 많다.
오늘의 교세는 75년10월의 문공부 통계에 따르면 교도 74만3백62명, 교역자 1천4백명, 교
당이 2백34개. 정식 해외 지부는 미국과 일본에만 있지만 포교 활동은 「유럽」각국에도 활
발히 전개하고 있다.
부속 기관으로 원광대를 비롯, 원광 중·고, 원광여중·고, 해룡 중·고 (전남 영광) 등의
교육 기관과 동화 병원 (이리), 제약사 등의 5개 의료 사회 사업 기관이 있다.

<이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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