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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의 도전 아직도 멀다/체력·기술 모두 뒤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제12회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얻은것은 아직도 세계무대에의 길은 너무나도 멀다는 평범한 교훈이다.
여자「스피드·스케이팅」의 이남순과「피겨」의 윤효진은 별로 기대의 대상이 되지 않았으나 남자의 이영하는 적어도 중상위내지 잘하면「메달」획득도 가능하다는 기대속에 출전했었다. 그러나 이영하는 중하위권에 그쳤다.
「이탈리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던 이영하에 대한 기대는「인스브루크」에서 여지없이 무너진 것이다.
먼저 지적해야할점은 한국선수단이 해외정보에 너무 어둡다는 것. 이영하가 5천m에서 11위를 차지했을때 한국선수단은 그가 1천5백m에서는 적어도 상위권입상이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왜냐하면 1천5백m가 이영하의 주종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의 기록이 겨우 2분3초30인 반면 1분59초로 뛰는 선수가9명이었으며 30명의 출전선수중 이영하보다 빠른선수가 16명이나 되었다.
이영하가「주니어」대회의 기록을 제대로 유지했더라도 고작8위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한국선수의 기술부족이 뚜렷이 드러났다.
이영하는「코너」를 돌때 오른쪽 다리를 너무든다는 것. 이러한 자세는「에너지」소모가 많을뿐아니라「스피드」를 감속시키는 원인이 된다고한다. 또 하나의 결점은「스피드」를 올릴때 다리를 너무 벌린다는것으로 이때문에 외국선수가 열번지칠때 아홉번밖에 지치지못함으로써 스스로 추진력을 죽이고있다고 외국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특기할점은 어느선수도 자기기록을 경신한것이 없다는것.
이영하의 경우도「주니어」대회서 수립한 한국 최고기록보다는 모두 뒤지는 부진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빙질이 나빴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기대밖이었던 5백m(22위)를 제쳐두고 1천m에서 1분22초88로 15위, 1천5백m에서 2분5초25로 18위, 5천m에서는 7분44초21로 11위를 각각 차지하여 결코 과소평가할수없는 유망선수임을 입증한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천m에서 우승한 미국의「피터·뮬러」(1분19초32)와는 3초56, 1천5백m에선 1위「노르웨이」의「스토홀트」(1분59초38)와는 5초87, 5천m의 금「메달리스트」인「S·스텐센」(7분24초48)과는 17초48의 차이가 각각났다. 이러한 차이는 한국빙상의 현저한 낙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보다 빙상 선진국이던 일본을 이번에 앞질렀다는 사실은 한가지 고무적인 자극제이나 이에만족하거나 자만에 빠지거나하면「올림픽」등 세계무대에서 태극기를 휘날려 보겠다는 염원은 한갓 공념불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빙상은 체력과 기술면에서 세계수준과는 아직도 커다란격차를 보이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인스브루크=주섭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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