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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금리 정책 실기? 받아들이기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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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중수

31일 퇴임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조정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失期)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26일 저녁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적어도 몇 개월 동안의 금리수준을 두고 따질 수는 있다. 하지만 돈을 걸고 맞히는 사람처럼 왜 4월이 아니고 5월이냐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에서 동결을 했고, 기준금리는 한 달 뒤 내려 시장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지난해엔 국회가 (추경안을) 통과시킨 이후(5월)에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했다”고 답변했다.

 후임자인 이주열 차기 총재와 관련한 질문엔 “다음 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 차기 총재는 2012년 4월 한은 부총재직에서 물러나면서 “한은 고유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부정돼 혼란을 느꼈다”며 김 총재의 인사 스타일을 비판했다.

김 총재는 취임 후 서열을 뛰어넘는 파격 인사를 했지만 내부에선 “조직을 망가뜨렸다.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조직의 장(長)을 여러 번 하면서 비난과 질시의 대상이었지 칭찬의 대상이었던 적은 없다. 목적을 정해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했고, 좌고우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은행 총재는 끝날 때의 경제상황으로 평가를 받는다”며 “전반적인 거시경제 상황이 취임할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제의가 있다. 좀 더 알아보려 한다”고 답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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